Q. 언제부터 아기 음식에 간을 해도 되나요?

11개월 딸 엄마의 질문, "언제부터 아기 음식에 간을 해도 되나요?"

"안녕하세요. 11개월 된 딸을 키우고 있습니다. 요즘 들어 아기가 밥이나 반찬을 더 잘 먹으며, 가족 식탁에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는데요.

언제부터 아기 음식에 간을 해줘도 되는지, 간을 시작할 적절한 시기와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

이 질문을 한 크루는,
✔️ 11개월 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예요 
✔️ 아이가 2명이에요

영유아 식품 전문가, 김명희 소장님의 답변

감각과 식습관 발달의 경계를 지켜야 할 때

이유식을 시작하고 아이가 음식을 잘 먹지 않을 때, 부모들은 종종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싱거워서 안 먹나?”, “조금만 간장 넣어볼까?”
하지만 이러한 작은 시도들이 아이의 평생 식습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1. 간은 언제부터? 권장 기준은 생후 12개월 이후

소아과와 영유아 영양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생후 12개월 이전에는 음식에 간하지 말 것을 권장합니다.
그 이유는 단순히 신장에 부담이 된다는 생리적 문제를 넘어서, 아기의 미각 발달, 감각 통합 발달, 그리고 식행동 습관 형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2. 아기의 미각은 이미 예민합니다 – 감각 발달의 과잉 자극은 위험

생후 6개월부터 시작되는 이유식 시기, 아기의 미뢰는 매우 예민합니다.
우리가 무미건조하다고 느끼는 재료 본연의 맛도, 아기에게는 충분히 강렬한 맛으로 인식됩니다.
소금, 간장, 된장, 설탕 등 자극적인 간은 아기의 미각 발달 체계에 과잉 자극을 줄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재료의 본래 맛을 인지하는 감각 능력이 흐려지고
장기적으로는 자연식에 대한 거부, 가공식품 선호, 편식 습관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감각 통합 발달 이론에 따르면, 반복적이고 강한 감각 자극은 아기 뇌에서 불균형한 감각 프로파일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감각 과민, 특정 식감 회피, 정서적 불안정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3. 식사는 뇌 발달의 훈련입니다 – 뇌는 ‘맛’을 통해 학습합니다

소아발달심리학에서는, 아이가 음식을 통해 선택, 탐색, 반복 학습을 경험하며 뇌의 의사결정 회로를 구축한다고 봅니다.
즉, 이유식은 단순한 영양 보충이 아니라, 음식을 배우는 첫 학교입니다.

간이 된 음식으로 쉽게 먹이려는 시도는, 아기 스스로 맛을 탐색하고 적응하는 뇌의 학습 기회를 박탈할 수 있습니다.
감정적으로 연결된 식사 경험이 ‘짜고 달아야만 먹을 만하다’는 왜곡된 보상 회로를 강화해
이후 식품 중독, 식습관 불균형, 과식 패턴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4. 현실의 흔한 오류 – 간식과 외식에서 무너지는 원칙

* “간은 안 해도 과일은 많이 줘요.”
* “어린이집에서 나트륨 있는 반찬도 나와요.”
* “바깥 외식 땐 어쩔 수 없어요…”
이처럼 일상 속 간식, 외식, 타인 양육 환경에서 부모가 놓치기 쉬운 작은 간의 습관들이
아기의 미각과 식생활 기준을 무너뜨리는 무의식적 요인이 됩니다.

감칠맛 나는 과자, 유아용 쿠키, 시판 이유식 등도 ‘저염’이라 해도
반복 섭취 시 ‘단맛’, ‘짠맛’에 아기 뇌가 길들여질 수 있습니다.
외식에서 접한 국물, 양념된 밥, 조미된 반찬 등은
“자연식보다 간식이 더 맛있다”는 인식을 강화시키기도 합니다. 엄마가 싱겁게 준비한 한 끼보다, 외부에서 접한 자극적인 한 입이
아이에게는 더 강한 기억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간은 단순한 맛 조절이 아니라, 감각·정서·행동 발달의 경계선

아이의 입에 들어가는 소금 한 꼬집은 단순한 맛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한 미각의 성장과 평생 식습관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기준점이 됩니다.
간을 해도 되는 시기는 일반적으로 12개월 이후이며, 그 이후에도 ‘간은 아이가 필요로 할 때, 최소한의 농도로’라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리고 그 이전까지는, 아기에게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기회를 충분히 주세요. 맛을 배우고, 감각을 확장하고, 식사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부모가 줄 수 있는 가장 깊고 긴 식탁 위의 교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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