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이 늦는 아이, AI로 언어발달 체크한 36개월 엄마의 방법
36개월 이전의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은 다름 아닌 언어발달이죠. 바퀴를 좀 굴리거나 아직 입이 터지지 않고 불러도 노느라 쳐다도 안 보는 아들을 보다 보면, 매일 인스타그램에서 봤던 무서운 영상들이 떠올라 가슴이 답답해져요. 바쁘게 살다가 영유아검진을 준비하면서 예진표의 발달검사 선별지를 체크하다 보면, 아이가 그런 행동을 했었는지, 말을 대체 몇 개나 했었는지 떠올리는 것 자체가 어렵더라고요. 36개월을 막 찍은 아들 엄마로서, 언어발달과 인지발달을 AI를 통해 체크했던 방법들을 솔직하게 소개합니다.
STEP 1. 20개월 — 아이의 말 기록장 만들기
입이 빨리 터지는 아이들은 20개월도 되기 전에 청산유수로 말을 하지만, 아들의 경우는 여자아이들보다 거의 1년은 느리다는 말을 들을 정도였어요. 얘가 정말 말을 할 수는 있는 건지, 매일 기록하지 않으면 늘어가는 말의 변화를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듣는 즉시 빠르게 기록할 수 있는 기록 시스템을 만드는 거였어요. 아이가 두 돌이 되기 전인 약 20개월, 2025년 1월의 일입니다.
어떻게 만들었냐고요?
구조는 생각보다 단순해요.


Tally(탈리) 라는 폼 프로그램으로 기록 페이지를 구성하고, 저장된 데이터를 메이크닷컴(Make.com) 을 통해 GPT로 보내 정제한 뒤, JSON 형태로 변환해서 노션(Notion) 에 자동 정리하는 파이프라인이에요.
어렵게 들리지만 세팅 자체도 챗GPT와 상의하면서 구현했기 때문에 개발 지식이 없어도 충분히 가능했어요. 이렇게 8개월간 말이 얼마나 느는지를 체크했습니다.

데이터가 DB화되고 나니, AI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시간대별 말의 성장, 동일 단어의 발음 변화, 활용량 증가까지 확인할 수 있었어요. 그러고 나니 아이의 말이 제대로 성장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 시기 엄마에게 가장 중요한 건 아이의 성장에 확신을 갖는 것이거든요.
확 입이 터지지 않은 아이들의 어휘는 아주아주 서서히 늘어요. 심지어 알고 있고 사용한 적 있는 단어도 시키면 두 번 다시 안 해서 내가 착각했나 싶어질 정도죠. 발음도 좋지 않기 때문에 기록은 꼭 필요했어요.
지금 그 기록을 보면 정말 아이가 조금씩 성장했구나를 다시금 느낄 수 있고, 영유아검진에서 단어를 몇 개나 말할 수 있는지도 아주 분명하게 답할 수 있게 됐어요.
STEP 2. 30개월 — 불안할 때 꺼낸 '제미나이 영상 분석'
말이 분명히 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면서도, 아이의 대화가 진전이 없다고 느낄 때 불안은 또 찾아왔어요. 30개월쯤 되니 하는 말이 제법 많은데도 대부분은 '있어, 없어'나 '주세요' 정도였고, 어린이집에서 무엇을 했는지 물어도 대답 없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이름만 말할 때, 엄마 마음은 또 흔들리죠.
심지어 저희 아이는 숫자와 알파벳에 꽂혀 하루 종일 그것만 읊어댔어요. 이 시점에 저에게 가장 큰 도움과 확신을 준 건 다름 아닌 제미나이(Gemini) 였습니다.
챗GPT나 클로드가 아닌, 제미나이를 선택한 이유
챗GPT나 클로드에서도 아이의 말과 행동을 이야기하며 상의를 많이 했지만, 결국 텍스트로 설명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었어요. 아이의 미묘한 눈맞춤이나 행동으로 나타나는 인지 발달 신호는 글로 다 담기 어렵거든요.
제미나이가 해결책이 된 이유는 바로 영상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이에요. 다른 AI 서비스들이 영상에서 스크립트를 뽑아 대사를 분석하는 방식이라면, 제미나이는 구글이 영상의 이미지를 직접 렌더링해서 분석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어요. 즉, 아이 영상을 올리면 태도, 눈빛, 행동까지 발달 분석이 가능하다는 것이죠.
실제로 이렇게 활용했어요
아이가 평소에 잘하는 노래나 행동들을 담은 영상을 올리고, 개월 수에 맞는 발달 단계를 기준으로 체크해봤어요. 설문지로 발달 문제를 확인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안심을 줬습니다.
태양계에 심취한 아이를 보며 처음엔 답답한 마음이었는데, 제미나이와 상의하면서 이런 방식으로 대화를 발전시켜 나갔어요.
"목성처럼 커지려면 이거 먹어보자" "천왕성처럼 누워보자"
아이의 관심사를 언어 자극으로 연결하는 스크립트를 함께 만들어나간 거예요.

AI와 나눈 대화는 기록으로 남겨두세요
AI와 길게 대화한 뒤 아이 행동에 대한 리포트를 뽑아 저장해두면, 다음 영유아검진 전에 활용할 수 있어요. 아이의 관심사와 행동을 바탕으로 함께 놀아줄 수 있는 방법이나 언어를 자극하는 방법까지 미리 준비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물론 AI는 전문 소아과 선생님이나 언어센터 선생님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대신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일상 속 불안을 조금 가라앉히고, 아이를 더 잘 관찰하는 시선을 갖는 데는 분명히 도움이 됩니다.
관찰, 기록, 그리고 확신
어린이집에서도 아무 말이 없고 "다들 조금 느린 거다"라는 말을 들을 때, 나도 그 말을 믿고 싶지만 아주 조금 불안할 때. 그럴 때 이런 방식으로 미리 체크해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이러한 관찰, 기록, 노력이 이어지면서 아이의 언어·인지·사회성 발달을 엄마 스스로 조금은 그 시점에서 체크할 수 있다는 확신도 생겼어요.
아이의 언어 발달이 답답하게 느껴지시나요? 제가 했던 방법들, 한번 고민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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