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소 딸이 아닌 엄마 | 쌍둥이 엄마가 된 뒤 읽은 책 (서평단 후기
추신 중에서도, 마지막 부분에서 펑펑 울었어요
본문을 다 읽고 나서도 마음이 가라앉지 않았는데, 결국 무너진 건 책 뒤편 '추신'이었어요.
그것도 맨 마지막 부분에서요.
ㅡ
엄마 있는 그곳에서
외롭지 않으면 좋겠다.
외로우면 그냥 나한테 와주라.
참새로 와도 좋고
나비로 와도 좋고
햇살로 와도 좋고
겨울바람으로 와도 나는 좋아.
내가 또 몰라보고 있다가도
아마 금방 생각날 거야.
엄마인가.
또 엄마인가.
– 김현경, 『비로소 딸이 아닌 엄마』 추신 중
떠난 엄마를 향한 딸의 마음이 어찌나 따뜻하고 애틋한지, 읽는 내내 눈물이 멈추지 않았어요.
엄마가 곁에 계신 저도 그 문장 앞에서는 엄마 얼굴만 떠올랐어요.
💌 엄마가 되고 나서야 읽히는 책이었어요
저는 이 책을 '엄마가 된 딸'로서 읽었어요.
그것도 쌍둥이를 임신하고 낳고,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로서요.
임신과 출산을 지나오면서 저는 같은 여자로서 엄마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어요.
'엄마도 이 시간을 다 견뎌 냈구나.'
몸이 변하고, 밤이 길어지고, 내 이름보다 누구의 엄마로 불리는 시간이 늘어나는 걸 겪고 나니, 엄마가 했던 일들이 하나하나 다르게 보였어요.
그 마음이 아직 생생할 때 이 책을 읽었어요.
그래서인지 책장을 넘길 때마다 더 깊이 들어왔어요
💛❤️4장 '엄마를 이해하며', 가장 오래 머물렀던 페이지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건 4장이었어요.
저자의 엄마는 셈이 빠른 분이었대요.
공부가 싫어서 학교를 그만둔 게 아니라, 딸은 많이 배울 필요가 없다는 말 앞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던 거예요.
엄마가 자란 집에서는 아들을 오래 기다렸다고 해요.
엄마의 이름에도 아들을 기다리는게 묻어서, 여자 이름 같기도 하고 남자 이름 같았다고 해요.
그런데 그렇게 기다린 막내아들(외삼촌)이 태어났고, 외삼촌은 하고 싶은 걸 하며 자랐대요...
딸이라는 이유로 멈춰야 했던 엄마의 몫은 그대로 남았어요.
나중에 외삼촌 때문에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어렵게 일군 살림이 크게 흔들리기도 했었는데
그런데도 엄마는 그 동생을 끝까지 챙겼어요.
속상할 법도 한데, 결국 걱정되는 건 막내였던 거예요.
저자는 그런 엄마에게 묻고 싶은 게 많았대요.
자기 이름이 마음에 들었는지
동생이 하고 싶은 대로 사는 모습을 보며 억울했던 적은 없었는지
누구의 딸도, 누나도, 아내도, 엄마도 아닌 채로 그냥 내 마음대로 살아 보고 싶었던 적은 없었는지
여기서 저는 한참 책을 내려놓았어요.
셈이 빨랐던 엄마가, 가족 앞에서는 셈을 하지 않았던 거였어요.
손해와 이득을 누구보다 빨리 알아챘을 사람이, 그 계산을 접고 가족을 먼저 챙겼다는 거잖아요.
🍼 쌍둥이를 키우며 엄마의 '셈'이 보였어요
쌍둥이를 키우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겠어요.
둘 다 먹이고, 둘 다 재우고, 둘 다 안아 주다 보면 정작 나는 맨 마지막이에요.
아이들 분유와 이유식 시간은 칼같이 챙기면서, 내 끼니는 선 채로 대충 때우는 날
둘 중 한 명을 안고 있으면 다른 한 명이 우는데, 몸은 하나라 마음이 반으로 찢어지는 순간
내가 하고 싶은 건 자꾸 '나중에'로 미뤄 두게 되는 날들
그때 깨달았어요.
저도 모르게 제 몫의 셈을 접어 두고 있다는 걸요.
엄마가 그렇게 살아오셨다는 것도, 그걸 한 번도 크게 말하지 않으셨다는 것도요.
🌿 엄마가 곁에 계실 때, 더 소중하게
이 책을 읽고 나서 엄마가 더 소중해졌어요.
같은 길을 걸어 보니 알겠더라고요. 엄마가 건넨 사랑이 얼마나 큰 걸 내려놓고 주신 건지를요.
그래서 책을 덮고 이런 다짐을 했어요.
엄마에게 "고마워"를 더 자주 말하기
엄마의 이야기를 더 많이 물어보기 (엄마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어떤 꿈이 있었는지)
엄마가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의 엄마를 궁금해하기
🎁 이런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어요!!!!
임신과 출산을 겪고 나서 엄마가 달리 보이기 시작한 분
육아하느라 나를 뒤로 미루게 되는 엄마
엄마의 삶을 한 사람의 삶으로 이해해 보고 싶은 분
엄마와 따뜻하게 마음을 나누고 싶은 분
엄마에게 마음을 전하는 책 선물을 찾는 분
✨ 한 줄 정리
『비로소 딸이 아닌 엄마』는 엄마의 삶을 한 사람의 이야기로 바라보게 만드는 책이에요.
오늘 하루도 계산하지 않고 사랑을 쏟아낸 모든 엄마들, 그리고 그 엄마의 딸이었던 우리 모두에게 읽어 보시길 권하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