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엉이의 안경 공연 후기
부엉이의 안경 – 공연 후기
육아크루 이벤트 덕분에 다크서클즈 컨템포러리 댄스의 무용극 부엉이의 안경을 아르코꿈밭극장에서 관람하게 되었다. “아이와 함께 보는 공연”이라는 기대감에 설레면서도, 단순히 귀여운 이야기만은 아닐 거라는 직감이 들었고, 실제로 그 직감은 맞았다.
1. 줄거리와 주제
공연은 “부엉이의 안경을 찾아 떠나는 자매의 모험”이라는 동화적 틀을 가지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도시화로 인한 생태 문제라는 무거운 메시지를 담고 있다. 뉴스 보도에서도 매년 많은 새들이 유리창이나 인공 구조물에 부딪혀 희생된다는 현실을 이 작품이 조명한다고 지적했다.
자매 유라와 유솔이 꿈속에서 부엉이를 만나 ‘잃어버린 안경’을 찾아가는 여정은 단순한 모험이 아니라, 도심 속 자연과 생명에 대한 성찰로 이어진다.
2. 표현 방식과 무대
무용극이라는 장르답게, 대사가 많지는 않지만 몸짓과 춤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힘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다크서클즈의 안무는 섬세하면서도 강렬했고, 자매의 순수함, 부엉이의 불안, 도시의 위협 같은 감정들이 동작 하나하나에 담겨 있었다.
무대 디자인도 흥미로웠다. 빌딩 숲을 연상시키는 구조나 조명, 그리고 무대 위를 가르는 움직임들이 ‘도시’라는 공간의 차갑고 위태로운 느낌을 잘 살렸다. 관객으로서 무대 위 춤이 단순한 예쁜 움직임을 넘어 ‘이야기’와 ‘메시지’를 전달하는 통로가 된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3. 메시지와 감정의 울림
이 공연의 핵심 메시지는 인간 활동이 자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경각심이다. 자매가 부엉이의 안경을 찾는 여정은 단지 상상의 세계가 아니라, 우리가 사는 도시의 현실을 돌아보게 만든다.
아이와 함께 본 부모로서, 이 메시지가 더 강하게 다가왔다. 어린이 공연이지만 단순한 오락에 그치지 않고, 환경, 생명, 책임감 같은 주제를 자연스럽게 전달한다는 점이 매우 의미 있었다.
또한, 공연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희망과 연대의 감정이 느껴졌다. 단순히 문제를 던지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함께 행동하고 싶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4. 아이의 반응
아이도 아주 몰입해서 보았고, 공연이 끝난 뒤 “부엉이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예요?”라는 질문을 던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공연이 끝난 후에도 한참 창밖을 보며 새나 나무에 대해 이야기 나누게 되었고, 그 대화 속에서 부모로서도 많은 생각이 깊어졌다.
5. 전반적인 평가
연령 적합성: 48개월 이상 관람 가능하다고 안내된 만큼, 어린 아이에게도 부담 없이 보여줄 수 있는 공연이었다.
예술성: 현대무용 + 이야기 + 시사적 메시지를 결합한 작품으로, 단순한 어린이공연을 넘어선 깊이가 있다.
사회적 의미: 인간과 자연의 관계, 생명의 소중함, 환경 문제 등을 아이와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좋은 매개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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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단순히 귀여운 무용극이 아니다. 부엉이의 안경은 아름다운 춤과 이야기로 관객을 매료시키면서도, 도시화로 인해 희생되는 생명 — 특히 새 — 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다. 육아크루 이벤트로 이런 공연을 보게 된 것은 정말 뜻깊은 경험이었고, 앞으로도 아이와 함께 이런 의미 있는 작품을 더 찾아보고 싶게 만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