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두 돌 지났는데 아직 아기 세제를 따로 쓰고 있어요
빨래를 두 번 돌리는 게 슬슬 번거로워요.
✔️ 2024년 7월생 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
✔️ 아이가 1명
빨래를 두 번 돌리는 게 슬슬 번거로워요.
✔️ 2024년 7월생 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
✔️ 아이가 1명
아기용 세제를 반드시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소아과학회(AAP)가 운영하는 부모 정보 사이트의 세탁 안내에서도, 아기 옷을 가족의 빨래와 함께 세탁하면서 별다른 문제 없이 지내는 가정이 많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피부 자극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더 순한 세제나 향료가 없는 제품을 고려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특정 나이를 기준으로 일률적으로 구분하기보다는, 아이의 피부 상태와 사용하는 제품에 대한 반응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토피피부염이 있는 아이라면 조금 더 신중하게 제품을 선택해야 합니다. AAP도 아토피피부염이 있는 아이의 피부 관리에서는 향료가 없는 순한 세탁세제를 사용하도록 별도로 권고하고 있습니다. 아이의 피부가 특별히 예민하지 않더라도, 피부 자극이 걱정되신다면 온 가족이 함께 사용할 세제의 향료 첨가 여부를 조금 더 꼼꼼히 살펴보시길 권합니다. 여기서 고민을 조금 줄이려면, ‘가족의 빨래를 함께 세탁하는 것’과 ‘아이의 세제를 일반 세제로 바꾸는 것’을 서로 다른 선택으로 생각해보세요. 세탁 횟수를 줄이는 것이 목적이라면, 반드시 새로운 일반 세제로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아이에게 잘 맞는 세제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가족의 일상복을 함께 세탁하는 방법도 고려해보실 수 있어요. 먼저 세제의 사용 안내와 의류의 세탁 표시를 확인해, 해당 세제가 가족의 옷감과 사용 중인 세탁기에도 적합한지 살펴보세요. 저 역시 두 아이를 키우면서, 기름때나 흙이 심하게 묻지 않은 일상적인 세탁물은 아이에게 사용하던 세제로도 무리 없이 세탁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물론 제가 사용한 제품과 세탁 환경에서의 경험이지, 모든 아기용 세제가 똑같은 세척력을 갖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의 유아용 세탁세제 비교시험에서도 제품별로 세척성능에 차이가 있었으므로, 옷의 오염 정도와 세탁 결과도 함께 살펴보시면 좋겠습니다. 아이를 어른의 세탁 습관에 맞추는 것만이 방법은 아닙니다. 아이에게 잘 맞던 방식을 가족의 세탁에도 적용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언제 아기 세제를 졸업해야 할까?’보다는 ‘우리 가족에게 잘 맞으면서도 세탁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라는 관점으로 접근해보시길 권합니다.
가족이 함께 쓸 세제를 고를 때는 향료와 색소가 첨가되지 않은 제품을 우선 살펴보시길 권합니다. 미국피부과학회(AAD)도 아토피피부염이 있는 아이의 세탁세제로 향료와 색소가 없는 제품을 권하고 있습니다. 모든 아이가 향이 있는 세제를 사용하면 안 된다는 뜻은 아니지만, 피부 자극 가능성을 줄이고 싶을 때 참고할 만한 기준입니다. 향료는 냄새의 강도보다 첨가 여부를 확인해주세요. 향이 약하거나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 것과 향료가 들어 있지 않은 것은 다를 수 있습니다. 제품의 ‘무향’ 문구만 보기보다 ‘향료 무첨가’ 여부와 공개된 성분 정보를 함께 확인하세요. 영문 표시에서는 ‘Fragrance-free’를 참고할 수 있습니다. 이미 알고 있는 알레르기 성분이 있다면 그 성분을 우선 확인해야 합니다. 진료를 통해 피하도록 안내받은 성분이 있다면, 아기용이나 민감성용이라는 표시가 있어도 해당 성분이 들어 있는지 따로 확인해주세요. 일반적인 알레르기 유발 성분이 세제나 세정제에 들어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항상 고려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제품을 기획·개발하는 입장에서 저는 ‘아기용’, ‘천연’이라는 이름만으로 선택하기보다, 실제 성분과 사용방법을 확인하고 우리 아이에게 잘 맞는지 살펴보시도록 권하고 싶습니다.
세제 선택만큼 중요한 것이 적절한 사용량과 충분한 헹굼입니다. 제품마다 농도와 권장 사용량이 다르므로, 세탁기 종류와 세탁량에 맞춰 제품에 표시된 표준사용량을 지켜주세요. 유아용 세제라 하더라도 과도한 용량을 사용하게 되면 아이 피부 트러블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옷에 세제 성분이 과도하게 남지 않도록 충분히 헹궈주세요. 세제를 많이 넣는다고 세척력이 더 좋아지는 것은 아니므로, ‘많이 넣고 여러 번 헹구기’보다는 ‘알맞게 사용하고 충분히 헹구기’를 기본으로 삼으시면 좋겠습니다. 특히 아이의 피부 자극이 걱정된다면, 어떤 세제를 사용하는지뿐 아니라 이러한 세탁 습관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노로바이러스 등 감염성 장염으로 대변이나 구토물이 묻은 옷·침구는 일반적인 일상복과 분리해 세탁해주세요. 이런 경우에는 아이 옷인지 어른 옷인지보다, 오염의 종류와 감염 여부에 맞춰 세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섬유유연제는 아이가 일정한 나이가 되면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제품이 아닙니다. 옷의 오염을 제거하는 세탁세제와 달리, 섬유를 부드럽게 하고 정전기를 줄이는 보조 제품이므로 지금처럼 사용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섬유유연제에서 부드러움을 내는 핵심 성분은 주로 ‘양이온계 계면활성제’입니다. 이 성분이 섬유 표면에 달라붙어 섬유 사이의 마찰을 줄이고, 옷의 촉감을 부드럽게 만들어줍니다. 제품에 따라 향을 내는 향료, 제품의 변질을 막는 보존제, 색을 내는 색소 등이 포함되기도 합니다. 즉, 유연 성분이 섬유에 남아 기능을 발휘하도록 만들어진 제품이라는 점을 이해하시면 선택에 도움이 됩니다. 그렇다고 성분이 옷에 남는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섬유유연제가 해롭다고 볼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향이 있는 섬유유연제나 건조기용 시트는 민감한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으니 아이의 첫 사용은 되도록 늦추는 것이 좋습니다. 질문 주신 상황에서는 우선 섬유유연제는 넣지 않은 채, 가족 빨래를 함께 하거나 세제만 바꾸어보는 방향을 권합니다. 세제와 섬유유연제를 동시에 바꾸면 피부에 변화가 생겼을 때 무엇이 영향을 주었는지 판단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지금 사용하지 않아도 특별한 불편이 없다면, 세탁 방식을 바꾸면서 굳이 새 제품까지 추가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나중에 옷의 뻣뻣함이나 정전기 때문에 사용이 필요해진다면, 향료와 색소가 첨가되지 않은 제품을 우선 살펴보세요.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제품에 부드러워 보이는 색소나 향료가 들어가면 피부에 자극을 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반 스킨케어 제품도 향료가 들어가면 알레르기 유발 성분이 함께 포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점을 기준으로 고르시면 도움이 될 거예요. 마지막으로, ‘아기용’이나 ‘민감성 피부용’이라는 표시가 모든 아이에게 자극이 없다는 보장은 아닙니다. 향료와 색소가 없는 제품도 아이에 따라 잘 맞지 않을 수 있으므로, 사용 후 피부 반응을 함께 살펴보셔야 합니다. 제품을 선택할 때는 이름이나 향보다 우리 아이에게 필요한지, 실제로 잘 맞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시길 권합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은 일반적으로 정해진 규격에 맞춰 만들어진다는 점도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바른 뒤 닦아내지 않는 스킨케어 제품과 달리, 세탁·세정 제품은 피부 자극에서 완벽하게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우리 아이에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은 결국 직접 사용해보고 반응을 살펴 선택하셔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새로운 세제를 쓰기로 하셨다면, 처음부터 아이의 옷과 이불을 전부 바꾸기보다 일상복 몇 벌부터 새 세제로 세탁해 입혀보는 방법을 권합니다. 이때 보습제나 목욕용품은 평소 쓰던 것을 유지하고, 세탁 제품만 바꾸면 변화를 살펴보기 수월합니다. 옷을 입은 당일뿐 아니라 이후 며칠 동안도 붉어짐, 가려움, 건조함이 생기거나 심해지지 않는지 확인해주세요. 피부 반응은 노출 직후가 아니라 몇 시간이나 며칠 뒤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문제가 없다면 세탁 범위를 넓혀가면서 우리 아이에게 사용해도 되는지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새 세제로 바꾼 뒤 발진이나 가려움이 생겼다면, 우선 의심되는 새 제품의 사용을 중단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해당 제품으로 세탁한 옷과 침구도 이전에 문제없이 사용했던 세제로 다시 세탁하고 충분히 헹구어, 의심되는 성분과의 접촉을 줄여주세요. 중요한 것은 제품이 아니라 성분입니다. 알레르기 여부를 모르는 상태에서는 어떤 성분이 문제인지 알 수 없어서 제품 단위로 확인하는 것입니다. 성인용이나 유아용 제품 전체가 문제라는 뜻이 아니라, 특정 성분이 아이에게 맞지 않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주세요.
신생아 때부터 아이 옷을 따로 빨아오신 것은 그만큼 아이를 세심하게 돌봐오셨다는 의미라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앞으로도 같은 수고를 계속해야만 잘 돌보는 것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온 가족을 위한 스킨케어를 고민할 때도, 무엇을 더 많이 사용하는지보다 우리 가족에게 필요한 제품을 잘 고르고, 무리 없이 꾸준히 관리할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성인이 사용하는 제품을 아기가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니 ‘아기 세제를 언제 졸업할까?’보다 ‘아이에게도 잘 맞는 방식으로 가족의 빨래를 조금 단순하게 바꿔볼까?’라고 생각해보세요. 아이를 세심하게 살피는 마음은 그대로 두고, 부모님의 수고는 조금 덜어내셔도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