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가 되면 커리어를 포기해야 할까요?’ 150만 여성 인재를 연결한 사업가, The Mom Project 앨리슨 로빈슨
아이를 낳고 키우다 보면, 나도 모르게 이런 질문을 하게 됩니다. 나는 이제 어떤 방식으로 일해야 할까.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과 내 일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은 왜 자꾸 충돌할까. 엄마가 된다는 건, 정말 커리어를 조금씩 포기하는 일일까. 그런데 여기, 그 질문을 그냥 넘기지 않은 엄마가 있습니다. 첫 아이를 낳은 뒤 많은 여성이 일을 떠나는 현실을 보고, “왜 엄마가 되는 순간 커리어를 포기해야 하지?”라는 질문을 붙잡은 사람. 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플랫폼을 만든 사람. 바로 The Mom Project의 창업자, 앨리슨 로빈슨(Alison Robinson)입니다.
앨리슨은 이 질문 하나에서 출발해 150만 명 이상의 여성 인재와 3,000개 이상의 기업을 연결하는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이야기가 더 오래 남는 이유는 숫자보다도, 한 엄마의 고민이 수많은 엄마들의 가능성을 다시 열어주었다는 데 있습니다.
엄마가 된 뒤, 내 일이 낯설게 느껴지나요
엄마가 되기 전까지는, 일도 내 삶의 중요한 일부였습니다. 내가 잘하는 것, 내가 성장하는 방식, 나를 설명하는 언어이기도 했죠. 그런데 아이를 낳고 나면 많은 것이 달라집니다. 시간이 달라지고, 체력이 달라지고, 우선순위가 달라집니다. 무엇보다도 예전에는 당연하다고 여겼던 커리어의 흐름이 갑자기 끊긴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앨리슨도 그 지점을 지나갔습니다. 안정적인 커리어를 쌓아가던 사람이었지만, 첫 아이를 낳은 뒤 많은 여성들이 출산 후 일을 떠난다는 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순간 앨리슨은 단순히 놀라는 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왜 여성은 부모가 되는 것과 커리어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지?” 이 질문을 본격적으로 붙잡기 시작했습니다.
엄마가 된 뒤 드는 질문은 결코 사소하지 않습니다. 그 질문은 때로, 앞으로의 삶을 완전히 바꾸는 출발점이 되기도 합니다.

지금 이 불편을 그냥 넘기지 않아도 괜찮아요
좋은 사업은 거대한 기술보다도, 너무 현실적인 문제에서 시작될 때가 많습니다. 앨리슨이 붙잡은 문제도 그랬습니다. 엄마가 된 여성들이 일을 떠나고, 다시 돌아오고 싶어도 기회는 부족하고, 커리어의 공백은 종종 실력 부족처럼 오해받는 현실이었습니다.
많은 사람은 이런 문제를 보며 ‘원래 그런 거지’ 하고 지나칩니다. 엄마가 되면 어쩔 수 없다고, 커리어는 잠시 멈춰야 한다고, 지금은 아이가 우선이라고 말하죠. 하지만 앨리슨은 그 말들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정말 그래야만 하는지 다시 물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질문이 다음 길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매일 겪는 불편 중에는, 그냥 참고 넘길 문제가 아닌 것도 있습니다. 자꾸 마음에 걸리고, 이상하게 오래 남고, 설명은 잘 안 되는데 분명 불합리하게 느껴지는 것들. 그런 감각은 때로 아주 중요한 신호가 됩니다.
엄마가 된 뒤에도 일할 수 있는 방식을 다시 만들었어요
2016년, 앨리슨은 The Mom Project를 시작합니다. 처음부터 거대한 플랫폼이 있었던 건 아닙니다. 엄마들이 자신의 경력과 생활 방식에 맞는 일을 더 잘 찾을 수 있도록 돕는 데서 출발했습니다. 직접 채용 시장을 들여다보고,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업과 인재를 연결할 수 있는 구조를 하나씩 만들어갔습니다.

The Mom Project의 핵심은 단순했습니다. 엄마가 된 여성도 계속 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일이 꼭 예전과 똑같은 방식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풀타임만이 정답이 아니고, 삶의 리듬에 맞는 하이브리드 근무나 파트타임, 프로젝트형 일도 충분히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죠.
이건 단지 채용 공고를 모아둔 서비스가 아닙니다. 엄마가 된 뒤에도 커리어를 새롭게 설계할 수 있다고 말해주는 구조에 가깝습니다. 중요한 건 의지가 아니라 방식일 때가 있습니다. 일하고 싶은 마음은 여전히 있는데, 기존 방식이 지금 내 삶과 맞지 않을 뿐인 사람들. The Mom Project는 바로 그 틈에서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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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고민이 아니라, 세상의 구조 문제일 수도 있어요

처음에는 엄마들의 개인적인 고민처럼 보였던 일이, 곧 기업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것이 드러납니다. 좋은 인재는 분명 많은데 기존 채용 방식으로는 만나지 못하고 있었던 겁니다. 특히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여성 인재는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구조가 맞지 않아서 시장 밖으로 밀려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앨리슨은 이 지점을 정확히 봤습니다. 그리고 기업과의 파트너십으로 플랫폼을 확장해 나갑니다. 그렇게 The Mom Project는 점점 더 많은 기업과 연결되었고, 수많은 여성 인재가 자신의 경험과 역량을 살릴 기회를 다시 만나게 됩니다. 결국 한 엄마의 고민은 더 많은 사람의 삶과 연결되는 구조로 자라났습니다.
이 이야기가 인상적인 이유는, 개인의 답답함을 더 큰 구조의 문제로 번역해냈기 때문입니다. ‘나만 힘든가?’로 끝날 수 있었던 질문이 ‘사실 이건 시장이 놓친 문제였구나’로 바뀌는 순간, 그 질문은 훨씬 더 큰 힘을 가지게 됩니다. 앨리슨의 이야기는 엄마의 삶에서 나온 통찰이 세상의 구조를 바꾸는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일자리 하나보다 더 필요한 것이 있지 않나요
The Mom Project는 채용에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커리어 복귀를 돕는 리턴십 프로그램, 비슷한 고민을 가진 여성들이 서로 연결되는 커뮤니티, 상담과 교육, 콘텐츠까지 점점 더 넓어졌습니다.
사실 엄마에게 필요한 건 일자리 하나만이 아닐 때가 많습니다. 다시 시작해도 된다고 느끼게 해주는 분위기, 나와 비슷한 사람의 존재, 느리게 가도 괜찮다는 감각, 끊긴 커리어를 다시 이어볼 수 있는 작은 발판. 이런 것들이 함께 있을 때 사람은 조금 더 움직일 힘이 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The Mom Project는 단순히 엄마를 위한 채용 플랫폼이 아니라, 엄마가 커리어를 다시 상상할 수 있도록 돕는 생태계처럼 보입니다. 혼자서는 너무 막막했던 일이 같은 고민을 지나온 사람들과 연결되면서 조금 덜 무섭게 느껴질 때가 있으니까요.
혼자 버티는 것보다 연결되는 것이 먼저일 때도 있어요
아이를 키우면서 커리어를 고민하는 일은 생각보다 외롭습니다. 주변에서는 다들 잘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나만 뒤처진 것 같고, 내 고민은 너무 개인적인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비슷한 고민을 가진 사람을 만나면 이상하게 숨이 조금 트이기도 합니다. “아, 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 그 감각 하나가 사람을 다시 움직이게 하기도 하죠.
앨리슨이 만든 건 단순한 서비스가 아니라, 그런 감각이 생길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완벽한 때를 기다리기보다, 지금 가능한 만큼 시작해도 돼요
아이를 키우는 동안에는 모든 조건이 완벽하게 맞는 날이 잘 오지 않습니다. 시간도 부족하고, 체력도 넉넉하지 않고, 계획은 자꾸 바뀝니다. 그래서 어떤 시작은 준비가 다 끝난 뒤가 아니라 지금 가능한 범위 안에서 시작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앨리슨도 복잡한 현실 한가운데에서 The Mom Project를 시작했습니다. 모든 게 준비됐기 때문에 시작한 게 아니라, 이 문제가 너무 중요했기 때문에 시작한 사람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그것이 이번 이야기에서 가장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엄마가 된 뒤의 시작은 대단하고 완벽한 출발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작고 현실적인 시작이라고 해서 의미까지 작은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시작이 더 오래 가고, 더 단단한 방향을 만들기도 합니다.
당신이 느끼는 답답함도 충분히 의미가 있어요
앨리슨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몇 가지가 또렷해집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문제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 문제를 혼자 견디는 대신 구조로 바꿔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개인만이 아니라 기업과 사회의 시선도 함께 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완벽하지 않아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지금 할 수 있는 만큼, 지금 내 자리에서 시작하는 것. 그 작고 현실적인 시작이 생각보다 큰 변화를 만들기도 합니다.
엄마가 된다고 해서 가능성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 순간부터 이전과는 다른 방식의 질문이 시작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질문이, 다음 삶의 문을 열어주기도 합니다.

“인생은 유동적입니다. 우리가 스스로에게 요구할 수 있는 것은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옳다고 느껴지는 일을 하는 것뿐입니다. 그리고 판단에 대한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그렇게 해야 합니다. 기억하세요, 아무도 당신의 길을 걷지 않았습니다.”
— 앨리슨 로빈슨
지금 품고 있는 질문이 다음 삶의 시작일지도 몰라요
혹시 요즘, 내 커리어가 예전 같지 않다고 느끼시나요? 아이를 키우며 일하는 일이 점점 더 어렵게 느껴지시나요? 혹은 다시 시작하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막막하신가요? 그렇다면 앨리슨 로빈슨의 이야기는 이런 말을 건네는 것 같습니다. 당신이 느끼는 불편은 사소하지 않다고요. 그 문제를 진지하게 바라보는 일은 충분히 의미 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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