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에게 빵, 언제부터 먹여도 될까요?

단맛에 따른 구분: ‘단맛이 강하지 않은 빵부터 시작하세요’

빵의 종류는 맛의 농도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특히 시중의 일반 빵들은 설탕, 시럽, 버터, 크림 등 당·지방 함량이 높아 돌 전 아기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어요. 생후 12개월 이전에는 빵을 피하고, 돌 이후(12~15개월) 에서야 아주 소량의 무가당 빵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아요.

아기 추천 빵 종류 (단맛 약함)

• 무염 식빵, 통밀빵, 아기 전용 호밀빵
• 재료 본연의 단맛만 있는 고구마빵, 단호박빵 등

피해야 할 빵 종류 (단맛 강함)

• 크림빵, 소보로빵, 단팥빵, 시럽·초코가 들어간 빵
• 머핀, 도넛, 쿠키류 (당·유지방·첨가물 함량 높음)

원료에 따른 구분: ‘밀가루보다 재료의 순도를 보세요’

빵은 기본적으로 밀가루로 만들어지지만, 시중 제품에는 종종 정제밀가루, 마가린, 방부제, 유화제 등이 들어갑니다. 이런 첨가물은 아기 장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첫 빵을 고를 땐 원료표를 꼭 확인하세요.

원료를 확인했을 때, 통밀, 현미가루, 귀리가루 등 천연 곡물, 무염버터, 올리브오일 등 순한 지방, 천연 발효종(이스트 대신 천연종 사용)이라면 괜찮습니다. 하지만 피해야 할 원료도 있죠. 설탕, 포도당, 마가린, 쇼트닝, 팜유, 합성향료, 방부제, 유화제 등은 피해 주세요.

식감에 따른 구분: ‘씹는 힘과 구강 발달 단계에 맞게’

빵은 부드럽지만, 입안에서 쉽게 달라붙거나 입천장에 붙어 질식 위험을 높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빵을 언제, 어떤 질감으로 주느냐가 매우 중요해요. 사실 아기의 삼키는 능력에 맞는 질감의 빵을 주는 게 좋아요. 그러니까, 빵의 종류보다 “언제, 어떤 식감으로 주느냐”가 아기에게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쳐요.

아래는 아기의 성장 단계에 따라 빵을 안전하고 자연스럽게 도입하는 방법이에요.

12~15개월 (이유식 완료기)  “촉촉하고 부드럽게, 물에 살짝 적셔 주세요”

이 시기의 아기는 아직 씹는 힘과 삼키는 능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첫 빵은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가장 중요해요.

무염 식빵을 한입 크기로 작게 잘라, 물이나 분유, 배즙에 살짝 적셔 부드럽게 만들어 주세요. 이렇게 하면 입안에 달라붙지 않아 질식 위험을 줄일 수 있고, 입안에서 자연스럽게 녹듯이 삼킬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빵을 먹는다’기보다 빵의 질감과 삼키는 연습을 하는 시기로 생각하면 좋아요.

16~20개월 (유아식 초반) “손으로 찢을 수 있을 정도의 탄력 있는 빵”

이제 아기는 손으로 음식을 잡고, 스스로 먹는 능력이 발달합니다. 이 시기에는 너무 부드럽기만 한 빵보다는 손으로 찢을 수 있을 정도로 약간 탄력이 있는 식감이 좋아요. 예를 들어 통밀빵, 단호박빵, 고구마빵처럼 천연 재료로 만들어진 부드러운 빵을 선택하면, 아기가 씹는 감각을 배우고 입 근육 발달에도 도움이 됩니다.

단, 이 시기에도 당분이 들어간 빵은 피해야 하며 한 번에 많은 양을 주기보다는 한 조각씩 천천히 주는 것이 좋아요.

24개월 이후  “당분이 낮은 일반 빵으로 확장, 자연 그대로의 맛을 경험하세요”

두 돌이 지나면 아기의 씹는 힘과 삼키는 능력이 거의 완성됩니다. 이제는 일반 빵도 가능하지만, 당분이 낮고 버터나 잼이 들어가지 않은 자연 빵으로 시작하는 것이 원칙이에요. 이 시기에는 빵의 맛보다는 ‘식감과 질감의 다양성’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통밀빵, 현미빵, 귀리빵 등 곡물 본연의 향이 있는 빵을 주면 자연스럽게 단맛보다 재료의 맛을 구분하는 미각 발달로 이어집니다. 만약 잼을 발라주고 싶다면,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과일퓨레(바나나, 사과, 배 등)를 직접 으깨서 올려 주세요. 이렇게 하면 당분 부담 없이 풍미를 즐길 수 있어요.

이 글을 쓰신 김명희 소장님은?

영유아 식품 및 임산부 식품 전문가이자 연구가예요. 식약처 어린이급식관리센터에서 영양사 교육, 보건복지부의 산모 & 신생아 관리사 교육을 진행하셨어요. 숙명여자대학원에서 전통식생활문화로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상명대학원 외식영양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어요. 

• 영유아 식품 전문가, 임산부 식품 연구가 (식약처 최초 인증, 2015.02)
• 영양사 교육 전문가 : 식약처 강사, 보건복지부 강사
• 숙명여대 대학원 '아동요리과정' 강사
• <EBS 꼬마요리사> 교재 개발, <EBS 육아학교> 자문위원장
• <한눈에 보이는 4-STEP 이유식 & 유아식> 저자
• <꼭 먹여야 할 12개월 이유식> <재료궁합 딱 맞는 튼튼이유식> <아이반찬 대백과>  <임신출산 음식백과> <하하하 유아식> <웬만한 아이반찬 다 있다> <활동파 아이를 위한 영양듬뿍 밥반찬> <마마북, 파파북> 저자

*커버 이미지 출처 : ShutterSt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