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생아는 정말 아무것도 보지 못할까요? 생각보다 놀라운 아기의 시각 발달 이야기
안녕하세요. 성신여자대학교 아동발달연구실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앞으로 육아와 관련된 발달심리학적 이야기들을 칼럼을 통해 하나씩 나누고자 합니다. 그 첫번째 이야기로, 오늘은 우리 아이의 시각 발달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갓 태어난 아이와 눈을 마주쳐 본 적이 있나요? 나를 바라보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그 눈빛. “우리 아기, 지금 내 얼굴이 보이는 걸까?” 한 번쯤 이런 궁금증이 드셨을 거예요. 오늘은 우리 아기의 시각 발달에 대해 알아 보겠습니다.
시각은 늦게 발달합니다! 왜일까요?
우리가 가진 여러 감각 중에서도 시각은 가장 늦게 발달하는 감각입니다. 태아는 엄마 뱃속의 어두운 환경 속에서 지내기 때문에, 태어나기 전에는 다양한 시각 자극을 경험할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아기의 눈은 임신 후기부터 조금씩 기능하기 시작하지만, 본격적인 시각 경험은 세상에 나온 이후에야 비로소 시작되지요. 그래서 시각을 담당하는 뇌 영역인 시각 피질(visual cortex) 역시 출생 이후 빠르게 발달하게 됩니다.
신생아의 눈에 세상은 얼마나 흐릿할까요?
신생아의 시력은 성인의 약 1/30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성인이라면 멀리서도 선명하게 볼 수 있는 물체를, 신생아는 아주 가까이에서야 겨우 알아볼 수 있는 셈이지요.
하지만 시각은 태어난 직후부터 놀라울 만큼 빠르게 발달합니다. 생후 4~5개월이 되면 색을 구별하는 능력이 크게 향상되며, 다양한 색 차이를 점차 안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게 됩니다.
아기는 어떤 것을 더 좋아할까요?
연구자들은 ‘보기 선호법(preferential-looking method)’이라는 방법을 통해 아기들이 어떤 자극을 더 오래 바라보는지 측정합니다. 아기가 어떤 대상을 더 오래 바라본다는 것은, 그 대상에 그만큼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이 연구들을 통해 밝혀진 신생아의 대표적인 시각 선호는 아래 보이는 그림과 같습니다.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선호가 아직 미성숙한 시각 체계가 중요한 시각 정보를 효율적으로 경험하도록 돕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즉, 아기들은 자신의 뇌 발달에 도움이 되는 자극에 자연스럽게 더 끌리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신생아는 특히 얼굴을 좋아합니다!
아기들이 얼굴을 특별히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Johnson과 동료들(1991)의 연구에서는 신생아들에게 눈·코·입이 제자리에 있는 얼굴 모양 그림과 눈·코·입이 무작위로 뒤섞인 얼굴 모양 그림을 함께 보여주었습니다. 그러자 아기들은 놀랍게도 눈·코·입이 제자리에 있는 그림을 더 오래 바라보았습니다.

아직 세상을 또렷하게 보지도 못하는 신생아가 이미 사람 얼굴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선호는 신생아가 ‘나를 바라보는 사람’을 더 쉽게 감지하도록 돕습니다. 얼굴은 눈·코·입이 모여 있는 복잡한 형태인 데다 표정 변화와 움직임도 풍부해서, 아기가 선호하는 특징들을 모두 갖춘 아주 특별한 시각 자극인 셈입니다.
아기들은 자연스럽게 보호자의 얼굴을 오래 바라보며 사람을 배우고, 그 과정 속에서 애착과 사회적 상호작용의 기초를 쌓아 나갑니다.
아기는 엄마 얼굴을 언제부터 알아볼까요?
태어나자마자, 엄마를 알아봐요
신생아는 태어난 지 2~3일 이내에 이미 후각이나 청각 단서 없이도 엄마 얼굴을 다른 여성의 얼굴과 구별할 수 있습니다 (Bushnell et al., 1989; Field et al., 1984). 또한 영아는 한 번 본 얼굴을 꽤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습니다.
Fagan(1973)의 연구에서는 생후 5~6개월 아기들이 한 얼굴에 익숙해진 뒤 시간이 지난 후에도 새로운 얼굴을 더 오래 바라보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이는 영아가 이전에 본 얼굴 정보를 비교적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100일이 지나면 동물도 구분할 수 있어요
한편 생후 3~5개월 무렵에는 흥미로운 변화가 시작됩니다. 이 시기 아기들은 다양한 인종의 얼굴은 물론, 심지어 일부 동물 얼굴까지 비교적 잘 구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생후 9개월 무렵이 되면 자신이 자주 접하는 인종의 얼굴은 더 잘 구별하고, 익숙하지 않은 인종의 얼굴은 점차 구별하기 어려워지는 ‘지각 협소화(perceptual narrowing)’ 현상이 나타납니다(Kelly et al., 2005, 2007; Pascalis et al., 2002).
이는 아기의 뇌가 경험을 바탕으로 점점 더 효율적으로 발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아기의 시각 발달을 위해 부모가 도와줄 수 있는 것
신생아기 (0-1개월)
- 흑백처럼 대비가 뚜렷한 패턴의 카드나 장난감을 보여주세요.
- 수유 중 아기와 가까운 거리에서 눈을 맞춰 주세요.
- 움직이는 물체를 천천히 좌우로 흔들어 아기가 눈으로 따라가도록 도와주세요.

생후 2-4개월
- 초점 맞추기와 움직임 추적 능력이 빠르게 발달하는 시기입니다. 천천히 움직이는 커다란 모빌이나 장난감은 아기가 시선을 따라가는 연습을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다양한 색감의 그림책이나 장난감을 보여주며 시각적 경험을 넓혀 주세요.

생후 4개월 이후
- 알록달록한 그림책을 함께 보며 이야기를 나눠 주세요.
- 다양한 사람들의 얼굴과 표정을 경험하게 해 주세요. 이 시기는 얼굴 지각 능력이 경험에 따라 빠르게 정교해지는 시기입니다.

우리는 흔히 신생아가 아무것도 모른 채 세상을 바라본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기들은 태어난 순간부터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람과 세상을 배우기 시작합니다. 흐릿한 시야 속에서도 얼굴을 찾고, 움직임을 따라가며, 점차 색과 형태를 구별해 나갑니다. 그리고 이러한 초기 경험은 이후의 사회적 관계와 인지 발달의 기초가 됩니다.
오늘은 아이들의 시각 발달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많은 도움이 되셨기를 바라며, 다음 시간에도 알찬 내용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본 칼럼에 사용된 이미지는 Perplexity를 활용해 생성한 시각자료이며, 일부 도식은 연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새롭게 재구성한 것입니다.
*성신여자대학교 아동발달연구실에서는 영아와 어린 아이들이 사람과 사회적 정보를 어떻게 배우고 이해해 가는지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연구에 관심이 있으신 보호자분들은 아래의 연구실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신 뒤, 연구 참여 링크를 통해 참여할 수 있습니다.
👉연구실 홈페이지: https://krchildlab.weebly.com/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sungshin_krchildlab/
👉연구 참여 링크: https://krchildlab.weebly.com/5067244396-5228050668-4988852397.html
참고문헌 리스트
- •https://doi.org/10.1111/j.2044-835X.1989.tb00784.x
- •https://doi.org/10.1016/0022-0965(73)90005-2
- •https://doi.org/10.1016/S0163-6383(84)80019-3
- •https://doi.org/10.1016/0010-0277(91)90045-6
- •https://doi.org/10.1111/j.1467-7687.2005.0434a.x
- •https://doi.org/10.1111/j.1467-9280.2007.02029.x
- •https://doi.org/10.1126/science.1070223
- •https://www.perplexity.a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