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덧, 언제까지 계속될까? 입덧의 원인과 입덧 줄이는 방법
임신이 확정되고 기쁨과 설렘이 찾아온 것도 잠시, 속이 쓰리고 울렁거리고 먹어도 힘들고 안 먹어도 힘든 ‘입덧’이 시작되면 일상이 무너진 것 같을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입덧이 왜 생기는지(원인), 언제까지 계속되는지, ‘임신오조(심한 입덧)’는 무엇인지, 그리고 집에서 할 수 있는 입덧 줄이는 방법을 정리해 보았어요.
입덧이란 무엇인가요?
입덧은 임신 초기에 나타나는 메스꺼움과 구토, 소화기 불편감, 두통, 현기증 같은 증상을 말합니다. 임신부의 약 70~85%가 경험하는 매우 흔한 증상이에요. 입덧은 보통 마지막 생리 후 4~7주(임신 사실을 알게 되는 즈음)에 시작해, 8~9주경 본격적으로 심해지고, 8~13주 사이에 가장 심한 시기를 지나, 16주 이후부터 조금씩 호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개인차가 커서 20~22주까지 계속되거나, 임신 기간 내내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임산부는 거의 입덧을 느끼지 않기도 하고, 어떤 임산부는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심한 입덧을 겪기도 합니다.
입덧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입덧의 발생 기전은 완전히 명확하게 규명된 것은 아니지만, 여러 연구에서 다음과 같은 요인들이 주요 원인으로 거론됩니다.
1) 임신으로 인한 호르몬 변화
임신 초기에 다음과 같은 호르몬들의 농도가 빠르게 변하면서 입덧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갑상선 호르몬
임신 초기에는 이 호르몬들의 혈중 농도가 크게 변화하고, 농도가 높을수록 입덧 증상이 더 심한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에스트로겐이나 프로게스테론의 영향으로 위의 운동이나 신경 활동에 변화가 생기고 자궁이 커지면서 배 안의 장기 위치가 조금씩 바뀌어 메스꺼움과 구토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2) 유전·체질·심리 상태 등 복합적인 요인
호르몬 외에도 다음과 같은 요인들이 입덧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유전적 요인: 엄마가 임신했을 때 입덧을 심하게 겪었다면, 그 딸도 입덧을 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연령·체형: 임산부가 젊을수록, 마른 체형일수록 입덧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태아 성별: 태아의 성별이 여아일 때, 입덧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고된 바 있습니다.
초산 여부: 첫 임신(초산)일 때 입덧이 더 잘 생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외 심리 상태, 기존 질환 여부 등도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입덧이 멈추질 않아요, 괜찮은 걸까요?
입덧은 임신 여성의 절반 이상이 겪는 매우 흔한 증상입니다. 입덧을 하는 임신부의 약 절반 정도는 메스꺼움과 구토를 모두 경험하고, 나머지는 메스꺼움만 느끼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임신 후반부로 갈수록 입덧 증상이 많이 호전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임신 기간 동안 내내 지속되기도 해서, 언제 끝날지 모르는 괴로움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입덧이 심하다고 해서 반드시 태아가 더 건강한 것도 아니고, 입덧이 거의 없다고 해서 태아가 덜 건강한 것도 아닙니다. 입덧의 정도와 태아 건강 사이에 큰 상관관계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너무 심한 입덧이 오래 지속되면 ‘임신오조(임신 오조증, hyperemesis gravidarum)’로 진행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임신오조’란? 일반적인 입덧과는 어떻게 다를까요?
임신오조(임신 오조증)의 정의와 빈도
임신오조는 임신 중 나타나는 매우 심한 구역질과 구토를 말합니다. 증상 자체는 입덧과 비슷하지만, 정도가 훨씬 심하고 기간이 길며 일상생활과 영양 상태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점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임신오조는 전체 임신의 약 0.3~3%에서 발생하며, 임신 초기 임산부 입원 원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임신 전체 기간으로 보았을 때도 조기 진통 다음으로 흔한 입원 요인으로 꼽힙니다.
정확한 진단 기준이 완전히 통일된 것은 아니지만, 대개 다음과 같은 상태에서 임신오조를 의심하게 됩니다.
임신 전 체중의 5% 이상 감소
급성 탈수
소변에서 케톤이 검출되는 경우(케톤뇨)
임신 외 다른 뚜렷한 원인 없이 지속적이고 심한 구토가 계속될 때
일반적인 입덧은 임신 중기(14~16주 이후)에 접어들면서 자연스럽게 가라앉는 경우가 많지만, 임신오조는 그 이후에도 계속되거나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임신오조의 위험 요인
임신오조의 정확한 원인 역시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시상하부, 부신, 갑상선, 난소, 태반 등의 내분비계 영향과 면역학적·신경학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쌍둥이 등 다태아를 임신하거나, 첫 임신(초산)이거나, 비만, 가족력(가족 중 임신오조를 겪은 사람이 있는 경우)에 임신오조의 위험이 높다고 봅니다.
임신부에게 나타날 수 있는 문제
임신오조의 가장 큰 문제는 엄마와 태아 모두에게 건강상의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심한 구토와 구역질이 반복되면 임신부는 다음과 같은 상태에 빠질 수 있습니다.
탈수
전해질 불균형
임신 전 체중의 5% 이상 감소
전반적인 영양 결핍과 대사 이상
이 상태가 지속되면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위나 식도, 치아 등에 물리적인 손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반복적인 구토와 극심한 피로 때문에 우울감, 불안감 등 심리적인 부담도 커질 수 있습니다.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
태아는 엄마를 통해 영양을 공급받기 때문에, 엄마가 심한 영양 결핍 상태에 빠지면 저체중아 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고, 특히 임신 초기처럼 신경관과 주요 장기가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에
엄마의 영양 부족이 태아의 성장과 발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임신오조가 의심될 정도로 심한 입덧이 있다면, 반드시 병원에서 진료·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입덧이라면 병원 진료를 꼭 고려하세요
다음과 같은 상황이라면 혼자 참지 말고 산부인과나 응급실 진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물이나 음식을 거의 먹지 못할 정도로 구토가 심한 경우
소변량이 줄고, 입이 마르며 어지럽고 힘이 빠지는 등 탈수가 의심될 때
임신 전보다 체중이 뚜렷하게 줄어드는 느낌이 들 때
구토가 계속되며, 집에서의 식사 조절·휴식으로도 전혀 호전되지 않을 때
이런 경우 수액 치료, 약물 치료 등 병원에서의 전문적인 관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집에서 해볼 수 있는 입덧 완화 방법
입덧 자체를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지만, 생활 습관과 식사 방법을 조금만 조정해도 증상이 꽤 완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1) 입덧을 유발하는 냄새·음식 피하기
개인마다 입덧을 심하게 만드는 특정 냄새나 음식이 있습니다. 그 냄새나 음식을 명확히 파악하고 최대한 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뜻한 음식의 냄새가 힘들다면, 냉장된 음식·찬 음식을 먹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개인 취향과 무관하게, 일반적으로 가스를 많이 생성하는 채소 (콩, 양파, 양배추, 브로콜리 등), 향이 강하거나 자극적인 음식, 튀긴 음식, 크림, 지방이 많은 음식, 느끼한 중식 등은 피하면 좋아요. 이런 음식들은 위장에 부담을 주고 메스꺼움을 악화시킬 수 있거든요.
2) 공복을 피하고, 조금씩 자주 먹기
입덧은 주로 공복 상태, 특히 아침 공복에 심해 ‘morning sickness’라고도 불립니다. 특히 아침에 잠에서 깬 뒤 바로 일어나기 전에 저지방 단백질 식품이나 가볍게 소화되는 탄수화물(크래커, 시리얼 등)을 침대에서 살짝 먹은 후 천천히 일어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공복 시간이 길어지면 메스꺼움이 더 심해질 수 있으므로 소량씩 자주 먹기와 끼니를 거르지 않기를 권장합니다. 한 번에 너무 배가 부를 정도로 먹는 것은 피하고, 속이 부담되지 않을 정도의 양을 여러 번 나누어 먹는 것이 좋습니다.
메뉴로는 저지방 단백질 식품 (살코기, 껍질을 제거한 닭고기, 계란, 두부, 콩 등), 소화가 잘 되는 탄수화물 (과일, 주스, 면, 감자, 시리얼, 크래커, 밥 등)이 권장돼요. 연구에서는 고탄수화물 식사보다 고단백 식사가 입덧 증상 완화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되기도 합니다. 입맛이 없더라도 요거트, 견과류, 새콤한 과일 등을 조금씩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3) 수분 섭취 방법 바꾸기
임신 기간에는 탈수를 막기 위해 충분한 수분 섭취가 중요합니다. 다만, 입덧이 심한데 한 번에 많은 양을 마시면 구토가 심해질 수 있으므로 소량의 물을 자주, 식사할 때보다는 식사 사이에 나누어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물맛이 부담스럽다면, 탄산수 등 조금 다른 형태의 음료가 편할 수도 있습니다. (단, 카페인·당분·인공감미료가 많은 음료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입덧, 언제쯤 끝날까? 마음 관리도 중요해요
입덧이 심할 때면, 몸도 마음도 힘들죠. 하지만 입덧은 임신부의 대부분이 겪는 흔한 증상이고, 대부분은 임신 중 어느 시점에서든 결국 끝이 나는 과정입니다. 입덧이 심하다고 해서 엄마가 부족한 것도, 잘못한 것도 아니라는 것, 꼭 기억해 주세요! 그리고 앞서 말씀드렸듯, 입덧의 정도가 태아 건강과 직접적인 비례 관계를 갖는 것은 아닙니다.
몸이 너무 힘들다면 가족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집안일, 식사 준비 등을 나눠 맡아 달라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이 시기가 지나가고 나면 아기를 만날 수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버틸 수 있는 환경과 지지를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너무 심하다면 병원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물도 못 마시고, 체중이 줄고,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라면 “참는 것”이 아니라 “치료해야 하는 상태”일 수 있거든요. 집에서 할 수 있는 식사 조절, 수분 섭취, 생강 활용 등이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충분하지 않다면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세요.
*커버 이미지 출처 : Vectee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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