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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자존감 도둑이예요
아기는 세돌이고 남편은 백수예요 결혼 생활 4년간 딱 1년 일했어요 생활비는 시댁에서 주시고요 남편은 일 알아본다고는 하는데 글쎄요... 백수된지 1년반이 된 지금은 그냥 인생 포기한 것 같아요 아기는 올해 초까지는 5시, 6시에 일어났는데 아침에 일어나 아기보는건 제 몫입니다 그냥 남편 혼자 그렇게 정해놨어요 이걸로 치열하게 싸웠는데 지금은 제가 포기했고요 제가 늦잠자고 남편이 애 봐준건 한 손가락에 꼽습니다 그 외 집안일도 안하고.. 새벽까지 놀고 애는 잘봐줘요 잘 지낼 땐 그럭저럭 잘 지내고 싸울땐 미친듯이 싸워요 그래도 제가 많이 포기하고 해탈해서 싸움은 많이 줄었어요 그러던 오늘 제가 올해 처음으로 늦잠을 잤어요 어제 아기랑 둘이 산책 나갔다가 엄청 걸어다녔는데 후폭풍이 왔는지 힘들더라고요 남편이 어찌어찌 일어나서 애를 봐줬어요 9시가 됐는데 환기 시켜야된다고 온집안 창문을 여는거예요 제가 자는 방 암막 커튼도 열고... 아니 이렇게 깨워야돼? 기분 나쁘다 말했죠 미안하대요 깬줄 알았대요 아니.. 내가 늦잠을 자는 날이 얼마나 있니 진짜 힘들어서 못 일어나는건데 그거 좀 재워줄 수 없냐 너는 평소에 아기 깨는 시간 상관없이 깨고 싶을때 깨잖아 강제로 일어나게 되는거랑 자기가 마음먹고 일어나는거는 갭이 크다 밤에 아기 재우는 것도 내몫이고 아기 새벽에 꼭 한번씩 깨니까 나도 깨는데 이게 몇년이고 지속되니까 힘들다 그래도 넌 깨는 시간이 자유롭잖아, 얘기하는데 듣는 동안 귀후비고 비웃고.. 하... 남편 말은요 너가 힘든거? 자기관리 안해서다 자기관리를 해라 운동도 하고 술도 줄여라 메타인지가 진짜 안되는구나 넌 집안일 잘하는 줄 알아? 넌 잘하고 있어? 아침에 일어나보면 아기 기저귀 안버리잖아 냉장고에 음식 썩히잖아! 아홉시까지 재워줬잖아 많이 잔거 아니야? ㅡㅡ 전 제가 왜 힘든지 팩트를 얘기했을 뿐이예요 남편을 비난하려는게 아니고요 그냥 이러저러해서 힘들다 내 말 듣고 조금이라도 이해해줘, 이거예요 그런데 남편은 모든 화살을 제게 돌리네요 남편 돈 안벌고 한심해보여도 전 그렇게 대놓고 비난하지 않아요 그런데 어쩜 뭐가 그리 당당한지..... 도대체 무슨 사고를 거쳐서 내가 집안일 못하는거를 말하게 되는지도 궁금하고요 심지어 저 집안일 완벽하진 않아도 미루진 않아요 하루종일 발 동동... 내가 집안일을 안해? 설거지가 쌓여있니? 밥을 안줬니 빨래 안해서 수건이나 양말이 없던적이 있니? 아기 기저귀가 없던적이 있니 뭐가 그렇게 네 성에 안찼는지는 모르겠는데 생활에 불편함이 없다면 집안일 잘 하고 있는거야 원래 집안일하는건 눈에 안보여 하니 코웃음 치고 계속 비웃고 모욕주고 내가 일을 안한다고 메타인지가 안된다고 하는건지.. 전 올해부터 얼집 보내고 할거 알아보고 있어요 너무 지쳐요 전 열심히 살고 있는데 왜 인생 한심한 사람한테 내 노력까지 무시 당해야 하는지 제가 조금만 듣기 싫은 얘기하면 논점 흐리면서 바로 제 탓하고 비난해요 이게 반복이예요 늘 그래요 오늘은 진짜 돌아버릴 것 같아서 소리 질렀어요 남편은 진심 자기는 정당하다고 생각하는데 뭐랄까.. 너무 역겹네요 아기랑 남편 두고 며칠 친정가서 마음 정리 좀 하고 오고 싶어요 이혼을 해야할지...... 추잡한 글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