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유제품(우유, 치즈, 요거트) 모두 안 먹는 아기, 안 줘도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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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월 딸 엄마의 질문, "유제품(우유, 치즈, 요거트) 모두 안 먹는 아기, 안 줘도 되나요?"
안녕하세요. 11개월 딸을 둔 엄마입니다. 저희 아이는 유제품(우유, 치즈, 요거트)을 모두 잘 먹지 않아요. 일반 이유식은 잘 먹고 있습니다. 아기 성장에 있어 유제품을 꼭 먹여야 하는지, 대체식이나 주의사항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이 질문을 한 크루는,
✔️ 11개월 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예요
✔️ 아이가 2명이에요
영유아 식품 전문가, 김명희 소장님의 답변
후각적 측면: 유제품 특유의 ‘냄새’는 아기에게 더 강하게 느껴집니다
유아의 후각은 성인보다 훨씬 예민합니다. 특히 치즈나 우유처럼 동물성 단백질이 발효되거나 지방 함량이 높은 식품은 아기에게 강하고 낯선 향으로 인식되어 거부감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치즈는 발효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방산, 암모니아계 냄새와 요거트는 산미와 유산균 냄새 때문에 처음 접한 아이들이 이물감을 느끼기 쉽습니다. 단순한 편식이 아니라 감각 민감성(sensory sensitivity)으로 인한 ‘거부 반응’일 수 있으니, 억지로 먹이기보다 냄새를 완화하거나 감각 노출을 천천히 시도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팁: 요거트를 과일 퓨레와 섞어 향을 중화하거나, 치즈를 다른 음식에 갈아넣는 식으로 ‘냄새 가리기’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소화적 측면: 유당분해효소 부족으로 인한 거부감일 수도 있어요
유제품 거부의 또 다른 원인 중 하나는 소화 불편감입니다. 우유, 치즈, 요거트에는 유당(lactose)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를 분해하려면 락타아제(lactase)라는 효소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일부 아기들은 선천적이거나 발달적으로 이 효소의 분비량이 부족하거나, 장이 민감하여 유당을 잘 분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유제품을 섭취하면 복부 팽만감, 가스, 묽은 변, 잦은 트림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으며, 그 기억이 남아 자연스럽게 거부 반응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는 락토프리 유제품이나 식물성 대체품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꼭 유제품이 아니어도 됩니다! 대체 가능한 식품은 다양해요
유제품을 거부한다고 해서 무조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칼슘, 단백질, 비타민 D 등 유제품이 제공하는 주요 영양소는 다른 식품군으로 충분히 보완할 수 있습니다.
유제품을 안 먹는 아기에게 줄 수 있는 대체 식품은 무엇이 있을까요?
우유, 치즈, 요거트를 모두 거부하는 아기라고 해서 반드시 영양이 부족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유제품이 주로 제공하는 칼슘, 단백질, 비타민 D는 다른 식품군을 통해서도 충분히 보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칼슘을 보충할 수 있는 식품으로는
칼슘 강화 두유, 연두부, 멸치 가루, 케일, 브로콜리, 참깨, 콩류 등이 있습니다. 이 식품들은 유제품과 달리 비린내나 특유의 향이 적고, 익혀서 제공하면 아기도 소화 부담 없이 섭취할 수 있습니다. 특히 멸치는 가루로 만들어 이유식이나 유아식에 소량씩 넣을 수 있어 간편하고 효과적인 칼슘 공급원이 됩니다.
단백질은 아기의 성장에 가장 중요한 영양소 중 하나로
달걀, 닭가슴살, 생선, 두부, 병아리콩, 렌틸콩 등을 통해 공급할 수 있습니다. 이 중 두부는 식감이 부드럽고 냄새도 거의 없기 때문에 유제품을 거부하는 아기에게 대체 단백질로 적합한 식재료입니다.
또한 렌틸콩과 병아리콩은 이유식 후반기부터 잘 익혀 으깨서 주면 영양소도 풍부하고 포만감도 높아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비타민 D는 대부분 햇볕을 통해 체내에서 합성되지만, 식품으로 보충하고 싶다면
비타민 D가 강화된 두유 제품이나 연어, 계란 노른자 등이 좋은 대안이 됩니다.
아기가 바깥 활동을 충분히 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비타민 D 함량이 높은 식재료를 꾸준히 식단에 포함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처럼, 유제품을 전혀 먹지 않더라도 다양한 식품을 활용하여 아기의 영양 균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우유를 못 먹는다’는 걱정보다는 ‘어떤 방식으로 영양을 대체하고 자연스럽게 적응시켜 줄 수 있을까?’라는 전환의 관점입니다.
아이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즐겁게 접근하세요
-억지로 먹이기보다 감각 적응 유도
식탁 위에 두고 냄새만 맡아보게 하거나 손으로 만져보기만 하게 하는 식으로 감각 노출부터 시도하세요.
-다른 음식에 ‘숨겨 넣기’ 전략
요거트를 과일 퓨레에 섞거나, 치즈를 스크램블에 넣어 부드럽게 가공하는 식으로 시도해 보세요.
-아이의 선택권을 존중한 대안 제시
“치즈 대신 브로콜리 먹어볼까?”, “요거트 대신 계란 하나 더 줄까?”처럼 대화를 통해 스스로 선택하게 해주세요.
-1~2개월에 한 번씩 재시도
아이는 시기마다 취향이 달라집니다. 3개월 전엔 뱉었던 것도 어느 날 갑자기 좋아질 수 있어요.
‘포기’가 아닌 ‘쉬었다 다시 도전’이 필요합니다.
유제품을 전혀 먹지 않는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건 왜 안 먹는지 원인을 파악하고, 그에 따라 적절한 대체 식품과 접근법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감각에 민감한 아기, 소화가 어려운 아기, 식성에 호불호가 강한 아기… 모두 각자의 리듬과 속도를 갖고 성장 중입니다. 아이가 거부한다고 해서 “안 먹어서 큰일”이라는 걱정보다는 “이 아이에게 맞는 방식으로 건강을 채워줄 수 있는 방법은 뭘까?”라는 시선으로 바라봐 주세요. 아이는 언젠가 다시 도전할 준비가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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