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기 식단, 매일 기록해야 하나요?
처음 이유식을 시작하면, 엄마의 하루는 갑자기 바빠집니다. “오늘은 고구마죽을 먹였는데 잘 먹었나?”, “양은 적당했을까?”, “혹시 배탈이 날까?” 이런 생각들이 끊임없이 머릿속을 맴돌죠. 그래서 많은 엄마들이 묻습니다. “이유식을 매일 기록해야 할까요?” 정답은 “네, 가능하다면 기록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형식적인 기록이 아니라, 아기의 신호를 이해하기 위한 기록이에요. 아기 식단 기록은 단순한 메모가 아니라, 아기의 몸을 이해하는 대화입니다. 어느 순간 기록을 돌려보면, 아기의 성장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죠.
기록의 진짜 목적 ‘양보다 반응을 보는 것’
이유식 기록의 핵심은 얼마를 먹었는지보다 어떤 반응을 보였는가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늘은 고구마죽을 잘 먹었는지, 브로콜리죽에서는 얼굴을 찡그렸는지, 먹고 나서 배에 가스가 찼는지, 변의 색깔이 달라졌는지. 이런 작은 변화들이 바로 아기의 소화력, 알레르기 반응, 기호의 단서가 됩니다. “먹은 양(스푼 수)”보다 “표정, 반응, 변의 상태”를 중심으로 기록하면 엄마의 부담은 줄고, 기록의 질은 훨씬 높아집니다.
매일 기록하면, 소화 상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요. 아기가 특정 재료(예: 계란, 감자, 고기)를 먹고 변이 묽거나 냄새가 강해졌다면, 그 재료는 아직 이른 신호일 수 있습니다. 기록이 있으면 이런 패턴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어요. 알레르기 반응도 빠르게 구분할 수 있어요. 특정 음식을 먹은 날에 발진, 구토, 설사 등이 있었다면 그 재료를 다시 줄 시점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병원 진료 시에도 기록은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우리 아기의 식습관과 성향을 알 수 있어요. 아기가 단맛 재료를 좋아하는지, 질감이 부드러운 음식을 선호하는지 기록을 통해 ‘아기만의 식사 성향’을 읽을 수 있습니다.
어떻게 기록하면 좋을까?
기록은 거창할 필요가 없어요. 핸드폰 메모, 수첩, 또는 냉장고에 붙인 달력 한 칸이면 충분합니다. 예를 들어 이런 식으로 간단히 남겨보세요.
이유식 기록 예시
- 날짜: 2025.10.14
- 메뉴: 단호박죽 + 배즙 한 스푼
- 양: 5스푼
- 반응: 잘 먹음
- 소화 상태: 변 정상, 색깔 노랑
- 비고: 오후 수면 후 다시 먹고 싶어 함
이 정도만 적어도, 한눈에 아기의 식습관, 알레르기, 소화 패턴이 정리됩니다.
기록은 육아상황에 따라 다르게!
아기가 열이 나거나, 감기 중이거나, 식욕이 떨어진 날에는 억지로 먹이지 않고, 회복에 집중하는 게 우선이에요. 이런 날은 “기록을 쉰다”가 아니라, “아기의 회복 패턴을 관찰하는 시간”으로 생각해 주세요. “오늘은 잘 안 먹었지만, 웃으면서 한입은 먹었네.” 이 한 줄의 기록이 내일의 이유식 계획보다 더 소중합니다.
이유식 기록은 숫자나 양의 경쟁이 아닙니다. 그건 아기의 몸과 마음이 보내는 신호를 읽는 엄마의 언어예요. 매일 조금씩 기록하다 보면 어느새 ‘오늘은 이 음식이 맞겠다’, ‘이건 아직 이르다’
직관이 생깁니다. 이유식 기록은 아기를 위한 일기장이 아니라, 엄마와 아기가 함께 써 내려가는 성장의 기록이에요.
마지막으로, 기록은 엄마의 마음 안정에도 좋답니다! 하루하루 쌓이는 기록은 “내가 잘하고 있구나”라는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주니까요.
이 글을 쓰신 김명희 소장님은?
영유아 식품 및 임산부 식품 전문가이자 연구가예요. 식약처 어린이급식관리센터에서 영양사 교육, 보건복지부의 산모 & 신생아 관리사 교육을 진행하셨어요. 숙명여자대학원에서 전통식생활문화로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상명대학원 외식영양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어요.
- 영유아 식품 전문가, 임산부 식품 연구가 (식약처 최초 인증, 2015.02)
- 영양사 교육 전문가 : 식약처 강사, 보건복지부 강사
- 숙명여대 대학원 '아동요리과정' 강사
- <EBS 꼬마요리사> 교재 개발, <EBS 육아학교> 자문위원장
- <한눈에 보이는 4-STEP 이유식 & 유아식> 저자
- <꼭 먹여야 할 12개월 이유식> <재료궁합 딱 맞는 튼튼이유식> <아이반찬 대백과> <임신출산 음식백과> <하하하 유아식> <웬만한 아이반찬 다 있다> <활동파 아이를 위한 영양듬뿍 밥반찬> <마마북, 파파북> 저자
*커버 이미지 출처 : Vectee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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