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신 중 안전한 약물과 피해야 할 약물 총정리 (2026년 최신 가이드)
임신 중에는 사소한 두통이나 감기에도 약을 먹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태아에게 영향을 주면 어쩌지?"라는 걱정 때문에 아파도 참는 임산부가 많은데요. 하지만 무조건 약을 피하는 것이 정답은 아닙니다. 적절한 시기에 안전한 약물을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엄마와 아기 모두의 건강을 지키는 길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미국 FDA와 CDC, 머크 매뉴얼 등 신뢰할 수 있는 의학 자료를 바탕으로, 임신 중 안전한 약물과 반드시 피해야 할 약물을 총정리해 드리겠습니다.
FDA 임신 약물 분류 체계 이해하기
기존 FDA 카테고리 (A, B, C, D, X)
FDA는 1979년부터 임신 중 약물의 위험도를 5단계로 분류해 왔습니다. 이 분류 체계는 2015년에 공식적으로 변경되었지만, 여전히 많은 의료 현장에서 참고 자료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카테고리 A: 임산부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태아에 대한 위험이 입증되지 않은 약물입니다. 가장 안전한 등급으로, 엽산 등 일부 비타민이 이에 해당합니다.
카테고리 B: 동물 실험에서 태아에 대한 위험이 확인되지 않았으나, 임산부 대상의 충분한 연구가 없는 약물입니다.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이 대표적입니다.
카테고리 C: 동물 실험에서 태아에 부정적 영향이 확인되었으나, 임산부 대상 연구가 부족한 약물입니다. 의사가 이익이 위험보다 크다고 판단할 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카테고리 D: 태아에 대한 위험이 확인되었으나,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다른 대안이 없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약물입니다.
카테고리 X: 동물 또는 인체 연구에서 태아 기형 등 심각한 위험이 입증된 약물로, 임신 중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새로운 FDA 라벨링 시스템 (PLLR)
2015년 6월부터 FDA는 기존의 알파벳 분류를 폐지하고, '임신 및 수유 라벨링 최종 규칙(PLLR)'을 도입했습니다. 새로운 시스템에서는 단순한 알파벳 대신, 임신 중 노출 위험, 수유 중 영향, 남녀 생식 능력에 대한 영향을 서술형으로 기재합니다. 다만, 일반의약품(OTC)에는 이 변경이 적용되지 않으며, OTC 의약품은 기존의 약품 설명서(Drug Facts label) 형식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임신 중 안전한 약물 목록
진통제 및 해열제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은 임신 중 가장 안전한 진통제로 널리 인정받고 있습니다. 미국산부인과학회(ACOG), 모체태아의학회, 미국소아과학회 모두 아세트아미노펜을 임신 중 통증 완화를 위한 최선의 선택으로 권고하고 있습니다. 다만 하루 3,000mg을 초과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최소한의 용량으로 짧은 기간만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참고로, 일부 연구에서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복용과 아이의 ADHD 또는 자폐 위험 증가 사이의 연관성이 제기되었으나, 실제 인과관계는 확립되지 않았으며 전문가들은 여전히 안전하다는 입장입니다.
감기약 및 기침약
감기에 걸렸을 때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덱스트로메토르판(Dextromethorphan): 로비투신(Robitussin) 등 기침 억제제의 주성분으로, 임신 중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아이페네신(Guaifenesin): 뮤시넥스(Mucinex) 등 거담제의 주성분으로, 가래를 묽게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생리식염수 코 스프레이: 약물 성분 없이 코막힘을 완화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
알레르기약 (항히스타민제)
클로르페니라민(Chlorpheniramine, 클로르-트리메톤)은 임신 전 기간에 걸쳐 가장 안전한 항히스타민제로 권장됩니다. 졸음이 적은 대안으로는 다음과 같은 약물이 있습니다:
로라타딘(Loratadine, 클라리틴): 임산부에게 안전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세티리진(Cetirizine, 지르텍): 역시 임신 중 비교적 안전합니다.
디펜히드라민(Diphenhydramine, 베나드릴): 안전하지만 졸음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위장약 및 소화제
일반 제산제: 텀스(Tums), 마일란타(Mylanta) 등 칼슘 기반 제산제는 임신 중 속쓰림에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추가로 칼슘 보충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카올린-펙틴 제제: 설사 증상에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지사제입니다.
다만, 마그네슘이나 나트륨 함량이 높은 제산제는 임신 말기에 피하는 것이 좋으며, 수산화알루미늄 성분은 변비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임신 중 피해야 할 약물 목록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NSAIDs)
이부프로펜(애드빌, 모트린), 나프록센(알리브) 등 NSAIDs는 임신 중 피해야 합니다. 특히:
임신 초기: 일부 연구에서 유산 위험 증가와의 연관성이 보고되었습니다.
임신 20주 이후: FDA는 NSAIDs 사용이 태아의 신장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임신 3분기(28주 이후): 태아의 심장 혈관(동맥관)이 조기에 닫히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아스피린
일반 용량의 아스피린은 임신 3분기에 FDA 카테고리 D로 분류됩니다. 다만, 저용량 아스피린(81mg)은 예외로, 자간전증(임신중독증) 예방을 위해 의사의 처방 하에 사용될 수 있습니다. 반드시 의사와 상담 후 복용 여부를 결정하세요.
절대 금기 약물 (카테고리 X)
다음 약물은 태아 기형 등 심각한 위험이 입증되어 임신 중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이소트레티노인(아큐탄): 여드름 치료제로, 얼굴, 심장, 뇌 기형을 유발할 수 있으며 기형 발생률이 35%에 달합니다. 소이(小耳), 무이(無耳), 구개열, 심장 결함 등의 특징적 기형 패턴이 나타납니다.
와파린(쿠마딘): 항응고제로, 임신 1분기 노출 시 6~10%에서 와파린 배아병증(골격 및 코뼈 결함)이 발생합니다.
메토트렉세이트: 항암제 및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유산 및 심각한 선천성 기형을 유발합니다.
발프로산(발프로에이트): 간질 치료제로, 신경관 결함 등 심각한 기형 위험이 있습니다.
탈리도마이드: 사지 기형을 유발하는 것으로 유명한 약물입니다.
기타 주의가 필요한 약물
다음 약물들도 임신 중 피하거나 의사와 반드시 상담해야 합니다:
ACE 억제제(에날라프릴, 리시노프릴 등): 고혈압 치료제로, 태아의 신장 손상과 발달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테트라사이클린계 항생제: 태아의 치아 변색 및 뼈 성장 저해를 유발합니다.
리튬: 조울증 치료제로, 태아의 심장 기형 위험이 있습니다.
카르바마제핀: 간질 치료제로, 기형 발생 위험이 보고되어 있습니다.
벤조디아제핀계: 불안 및 수면 장애 치료제로, 태아에 대한 위험이 있을 수 있습니다.
나이퀼(NyQuil), 데이퀼(DayQuil): 알코올 함량이 높아 임신 중 피해야 합니다.
임신 중 약물 복용 시 꼭 기억할 원칙
자가 판단 금지: 아무리 안전하다고 알려진 약이라도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담 후 복용하세요.
최소 용량, 최단 기간: 필요한 최소한의 용량을 가장 짧은 기간 동안만 사용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임신 전 복용 약물 점검: 기존에 복용하던 약이 있다면, 임신 계획 단계에서부터 의사와 상의하여 안전한 대체약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카테고리 X 약물은 임신 시도 최소 한 달 전에 중단해야 합니다.
한약 및 보조식품도 주의: 허브 제품이나 건강보조식품도 약물과 마찬가지로 태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의사에게 알리세요.
성분 확인 습관: 복합제(종합 감기약 등)에는 여러 성분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반드시 개별 성분을 확인하고 안전 여부를 체크하세요.
마무리
임신 중 약물 복용은 무조건 피하는 것도,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도 올바른 접근이 아닙니다. 안전하다고 알려진 약물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위험한 약물은 확실히 피하는 것이 엄마와 아기 모두를 위한 현명한 선택입니다. 이 글에서 정리한 내용을 참고하시되, 어떤 약이든 복용 전에는 반드시 담당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임신 전부터 복용하던 약이 있다면 임신이 확인되는 즉시 의사와 약물 조정에 대해 논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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