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모유수유는 언제까지 해도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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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개월 딸 엄마의 질문, "모유수유는 언제까지 해도 되나요? 5~6살까지 해도 되나요?"
"아이가 아직도 모유수유를 원해서 계속 수유 중인데, 모유수유를 언제까지 해도 되는지 궁금합니다. 5살~6살까지도 모유수유를 해도 괜찮은지, 아니면 혹시 건강이나 발달에 문제가 될 수 있는지 알고 싶어요."
이 질문을 한 크루는,
✔️ 23개월 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예요
✔️ 아이가 1명이에요
영유아 식품 전문가, 김명희 소장님의 답변
아기를 품에 안고 첫 젖을 물렸던 순간, 많은 엄마들은 본능적인 사랑을 느끼면서도 “언제까지 수유해야 할까?”라는 현실적인 질문을 마음 한켠에 담게 됩니다. 특히 아이가 돌을 지나고, 두 돌을 넘기고, 혹은 5살, 6살까지 수유를 원하는 경우, 그때는 엄마도, 주변 시선도, 의학적 기준도 고민이 되기 시작합니다. 모유수유의 ‘적정 시기’와 함께 장기 수유의 영양적 이점과 위험성을 특히 엄마의 영양 상태 유지 측면까지 고려해 보겠습니다.
언제까지가 바람직한가요? WHO와 AAP의 권고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소아과학회(AAP)는 공통적으로 생후 6개월까지는 완전 모유수유를 권장하며, 이후에는 적절한 이유식과 병행하여 최소 12개월 이상 수유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WHO는 특히 24개월까지 지속 가능하다고 명시하며, 아이가 원하고 엄마가 가능하다면 그 이후까지도 수유가 가능하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연구와 가이드라인은 모유수유의 ‘영양적 효과’가 대체로 생후 2세 전후까지 유의미하게 나타난다는 데 초점을 둡니다.
장기 수유의 장점 : 애착·면역력·정서적 안정
* 면역력 강화: 모유에는 면역글로불린, 락토페린, 라이소자임 등 다양한 면역 인자가 포함되어 있어, 유아기 질병 예방에 도움을 줍니다.
* 정서적 안정: 수유 과정은 엄마와 아이의 애착 관계를 강화하며, 특히 낯선 환경에서의 심리적 안정감에 도움이 됩니다.
* 심리적 위안 수단: 걷고 말하기 시작한 아이에게 모유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감정 조절의 도구가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2세 이후에도 짧게 수유를 이어가는 경우, 정서적 이유로 수유를 선택하는 부모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5~6세까지 수유는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모유수유를 생후 4~5년 이상 장기간 유지할 경우
1. 영양학적 한계
생후 2년 이후 아이의 성장 속도는 점점 빨라지며, 요구되는 단백질, 철분, 아연, 칼슘 등의 양도 급격히 증가합니다.
이 시기의 아이는 고형식을 통해 균형 잡힌 식사를 해야 할 시점이며, 모유만으로는 이러한 영양 요구를 충족시키기 어렵습니다.
특히 철분과 아연은 모유 속 함량이 매우 낮기 때문에, 장기 수유 시 오히려 결핍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2. 장기 모유수유와 엄마의 체내 영양소 고갈
과학적 근거로 살펴보는 칼슘 손실, 골밀도 저하, 탈모, 면역력 저하
모유수유는 아기에게 이상적인 영양 공급원이지만, 수년간 지속될 경우 엄마의 체내 저장된 영양소가 고갈되면서 여성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이 다양한 연구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1) 칼슘 손실과 골밀도 감소 (Bone Mineral Density, BMD)
모유를 생성하는 과정에서는 하루 약 200~300mg의 칼슘이 모유로 배출되며,
이는 대부분 엄마의 뼈에서 유리된 칼슘을 통해 보충됩니다.
장기간(2년 이상) 수유 시, 엄마의 칼슘 섭취량이 충분하지 않다면,
뼈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특히 폐경 전후 여성의 골다공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2) 철분 및 아연 결핍 → 피로, 면역 저하, 탈모 유발
모유 생산에는 철분 소모도 상당합니다.
특히 임신과 출산 후 철저한 철분 보충이 이뤄지지 않은 채 장기 수유를 지속하면 철결핍성 빈혈이 쉽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피로감, 집중력 저하, 창백함, 탈모, 면역력 약화 등이 나타납니다.
아연은 항산화와 면역, 상처 회복, 모발 건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장기 수유 중 아연이 계속 빠져나가면 탈모, 구내염, 피부 트러블, 면역 저하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3) 탈모 — 호르몬 변화 + 미량 영양소 결핍의 복합 결과
수유 중에는 에스트로겐 수치가 낮게 유지되며, 이는 머리카락 생장기에서 휴지기로의 전환을 촉진해 산후 탈모를 유발합니다.
여기에 철분, 아연, 단백질, 비타민 B군 부족이 동반되면 지속적이고 눈에 띄는 탈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4) 면역력 저하 — 영양소 고갈과 만성 피로 누적
모유 수유 자체가 엄마의 면역력을 떨어뜨리지는 않지만,
충분한 영양과 휴식 없이 장기 수유를 지속할 경우,
비타민 C, B6, B12, 마그네슘, 셀레늄 등의 결핍이 면역 저하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수면 부족과 체력 저하가 동반되는 육아 환경에서는,
‘모유수유 + 육아 스트레스’가 만성 염증 상태를 유발하여 질병에 더 쉽게 노출될 수 있습니다.
모유수유는 분명히 훌륭한 선택입니다
하지만 수년간 장기 수유를 계획하거나 실행 중이라면, 그에 맞는 엄마의 철저한 영양 관리와 회복 계획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 하루 칼슘 1,000~1,200mg, 철분 15~18mg, 아연 10mg 이상 섭취
* 종합비타민이나 수유부 전용 영양제 활용
* 주기적 혈액검사와 골밀도 검사 등 모니터링 필요
수유 중단은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수유 중단 시점은 아이의 정서적 안정과 엄마의 건강 상태를 함께 고려해 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가 정서적으로 수유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면, 단절이 아닌 ‘자연스러운 이별’을 준비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 수유 횟수를 점차 줄이고, 대체 수단(스킨십, 따뜻한 말, 함께 책 읽기 등)을 함께 제공
* “젖이 나올 만큼 몸이 힘들어졌어” 같은 이해 가능한 설명을 해 주는 것도 아이에게 도움이 됩니다.
모유수유는 아기에게 주는 가장 자연스럽고 따뜻한 선물입니다. 하지만 그 선물은 엄마의 몸과 마음이 지탱할 수 있을 때 가장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습니다. 5~6살까지의 수유는 반드시 잘못된 선택은 아니지만, 그 시점에는 영양적 기능보다 정서적 의미가 더 크며, 엄마의 건강과 피로도, 영양 상태까지 세심히 고려해야 하는 민감한 시기입니다.
모유수유의 종료는 육아의 끝이 아닌, 또 다른 성장의 시작입니다. 수유의 길이보다 중요한 건, 그 시간을 얼마나 사랑으로 채웠느냐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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