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생아 미각 발달, 태아 때부터 시작되는 맛 경험과 아기가 단맛을 좋아하는 이유
안녕하세요. 성신여자대학교 아동발달연구실입니다. 이번에는 태어나기 전부터 시작되는 아기의 미각 발달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신생아 미각 발달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아기는 엄마 뱃속에서부터 맛을 경험하고, 태어나자마자 단맛과 쓴맛에 서로 다른 표정을 짓는다는 것입니다. 아래에서 태아의 미각이 언제 생기는지, 아기가 단맛을 좋아하는 이유, 엄마가 먹은 음식이 양수와 모유 맛을 거쳐 아기에게 익숙한 맛이 되는 과정, 이유식을 거부할 때 알아 두면 좋은 점을 차례로 살펴봅니다.
신생아도 맛을 느낄까요?
갓 태어난 아기가 모유나 분유를 먹다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는 모습을 본 적이 있으신가요? 반대로 쓴 약을 먹었을 때는 금세 인상을 쓰는 모습을 보며 “우리 아기도 벌써 맛을 느끼는 걸까?” 궁금했던 적은 없으셨나요?
아직 세상에 나온 지 며칠밖에 되지 않은 아기인데도, 어떻게 맛의 차이를 느끼는 걸까요?
미각은 태어나기 전부터 발달하기 시작합니다
미각은 여러 감각 중에서도 비교적 일찍 발달하는 감각입니다.
태아의 미각 기관은 임신 8주차에 발달하기 시작합니다. 이후 임신 12~15주경에는 음식의 맛을 감지하는 감각 기관인 미뢰가 혀 표면에서 관찰되고 발달하기 시작합니다.
태아는 임신 기간 동안 양수를 반복해서 삼키는데, 양수에는 엄마가 섭취한 음식에서 유래한 다양한 향과 맛 성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를 통해 아기는 태어나기 전부터 이미 ‘맛’을 경험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엄마가 섭취한 채소, 과일, 향신료 등 다양한 음식의 향미 성분 일부는 양수와 출산 후 모유에도 전달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기는 태내와 출생 후 같은 음식의 향미를 반복적으로 경험할 수 있으며, 이러한 생애 초기의 경험은 이후 음식 선호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Beauchamp & Mennella, 2011; Mennella et al., 2001).
아기는 어떤 맛을 가장 좋아할까요?
신생아는 태어날 때부터 다양한 맛을 다르게 느낍니다.
연구자들은 생후 2시간 된 신생아들에게 단맛, 신맛, 쓴맛 등을 조금씩 맛보게 한 뒤 얼굴 표정과 입 움직임을 관찰하여 맛에 따라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연구하였습니다.

그 결과, 신생아들은 맛에 따라 다른 반응을 보인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Rosenstein & Oster, 1988).
신생아가 단맛을 맛보았을 때에는 편안한 표정을 지으며 빨기가 늘어난 반면, 쓴맛을 맛보았을 때에는 얼굴을 찡그리고 혀를 내미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처럼 신생아들도 몇 가지 맛에 따라 서로 다른 얼굴 표정과 입 움직임을 보입니다.
왜 아기들은 단맛을 좋아할까요?
신생아가 단맛을 좋아하는 것은 단순한 ‘입맛’ 때문만은 아닙니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특정한 맛에 대한 선호가 생존에 도움이 되는 적응적 특성이라고 설명합니다. 모유에는 영아의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유당이 포함되어 있어 자연스럽게 단맛이 납니다. 따라서 단맛을 선호하는 것은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적응적 특성으로 이해됩니다.
반대로 쓴맛을 꺼리는 것은 많은 잠재적 독성 물질이 쓴맛을 띠기 때문에, 쓴맛에 대한 회피 반응은 유해한 물질의 섭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었을 가능성이 제시되어 왔습니다.
즉, 신생아의 특정한 맛에 대한 선호는 단순한 개인의 입맛이 아니라 생존과 영양 섭취에 도움이 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적응적 특성으로 이해됩니다.
엄마가 먹는 음식도 아기에게 익숙한 맛이 될 수 있습니다
“임신 중이나 수유 중에 먹은 음식이 정말 아기에게 영향을 줄까요?”
한 연구에 따르면 임신이나 수유 중 특정 음식의 맛과 향을 반복해서 경험한 아기는 이후 그 향미를 보다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Mennella와 동료들(2001)의 연구에서는 엄마에게 일정 기간(임신 마지막 3개월 또는 수유 초기 2개월) 동안 당근주스를 섭취하도록 한 뒤, 이유식을 시작한 영아의 반응을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 태내 또는 수유기에 당근 향에 노출된 영아는 당근 맛 시리얼을 먹을 때 당근 향에 노출되지 않은 영아들보다 부정적인 얼굴 표정을 덜 보였습니다.

특히, 태내에서 당근 향을 경험한 영아가 당근 맛을 더 즐기는 것으로 보호자들에 의해 평가되었습니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결과를 태아와 영아가 양수와 모유를 통해 경험한 향과 맛이 이후 음식에 대한 수용성과 선호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해석했습니다.
종합해 보자면, 특정한 맛과 향은 어린 영유아에게는 이미 경험한 ‘익숙한 맛’일 수 있습니다.
새로운 음식을 거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입니다
이유식을 시작하면 새로운 음식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이는 아기들이 많습니다. 이때 많은 양육자는 이런 고민들을 합니다.

“브로콜리를 한 입 먹더니 바로 뱉었어요.”
“우리 아이는 편식이 심한 걸까요?”
하지만 이것이 반드시 편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새로운 음식에 대한 조심스러운 반응이나 거부는 영유아기에 흔히 나타납니다. 특히 유아기에는 처음 보는 음식을 경계하고 피하려는 ‘음식 신기성(food neophobia)’이 뚜렷해질 수 있습니다. 이는 새로운 음식을 무조건 먹기보다 안전한지 확인하려는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의 일부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같은 음식을 여러 차례 반복해서 경험하면 점차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Birch, 1999).
따라서 한두 번 거부했다고 바로 포기하기보다는,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여러 번 천천히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의 미각 발달을 위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아이의 미각은 발달 단계에 따라 변화합니다. 이러한 발달 특성을 이해하고 그에 맞게 다양한 맛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아기 초기 (생후 0~6개월)
- 모유 수유 중 산모가 다양한 식품을 섭취하면, 일부 음식의 향미 성분이 모유를 통해 아기에게 전달될 수 있습니다.
이유식 시작 시기 (생후 6개월~)
- 새로운 음식은 한 번 거부했다고 포기하지 말고 여러 번 천천히 시도해 주세요.
- 채소, 과일, 곡류 등 다양한 식재료를 조금씩 경험할 수 있도록 해 주세요.
- 부모가 다양한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 주세요. 아이가 새로운 음식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아이가 새로운 음식을 스스로 탐색하고 맛볼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주세요.
- 싫어하는 음식을 억지로 먹이기보다는 즐거운 식사 분위기를 만들어 주세요.

오늘은 아이들의 미각 발달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흔히 입맛은 후천적으로 형성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신생아들도 태어날 때부터 특정한 맛에 대해 서로 다른 반응을 보입니다. 또한 태내의 양수와 출생 후 모유를 통해 다양한 맛을 경험하면서 특정한 맛과 향에 익숙해질 수 있으며, 이러한 생애 초기의 경험은 이후 음식에 대한 수용성과 선호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미각 발달에 대한 내용이 많은 도움이 되셨기를 바라며, 다음 시간에도 흥미로운 발달심리학 이야기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이미지 제작: ChatGPT(OpenAI), Higgsfield AI로 생성 / Claude(Anthropic)로 편집 및 레이아웃 구성. 일부 도식은 연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새롭게 재구성한 것입니다.
*성신여자대학교 아동발달연구실에서는 영아와 어린 아이들이 사람과 사회적 정보를 어떻게 배우고 이해해 가는지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연구에 관심이 있으신 보호자분들은 아래의 연구실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신 뒤, 연구 참여 링크를 통해 참여할 수 있습니다.
👉성신여자대학교 아동발달연구실 홈페이지 (바로가기)
👉아동발달연구실 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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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리스트
- Beauchamp, G. K., & Mennella, J. A. (2011). Flavor perception in human infants: Development and functional significance. Digestion, 83(Suppl 1), 1–6. 원문 논문 보기
- Birch, L. L. (1999). Development of food preferences. Annual Review of Nutrition, 19, 41–62. 원문 논문 보기
- Mennella, J. A., Jagnow, C. P., & Beauchamp, G. K. (2001). Prenatal and postnatal flavor learning by human infants. Pediatrics, 107(6), e88. 원문 논문 보기
- Rosenstein, D., & Oster, H. (1988). Differential facial responses to four basic tastes in newborns. Child Development, 59(6), 1555–1568. 원문 논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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