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아이가 밥만 먹고 반찬은 거부할 때 어떻게 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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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월 딸 엄마의 질문, "아이가 밥만 먹고 반찬은 거부할 때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아이가 밥은 잘 먹지만 반찬은 거부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단순한 편식인지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행동인지 궁금합니다. 또 이런 상황에서 부모가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 알고 싶습니다.
이 질문을 한 크루는,
✔️ 15개월 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예요
✔️ 아이가 1명이에요
영유아 식품 전문가, 김명희 소장님의 답변
아이가 밥만 먹으려고 하는 행동은 단순한 편식이 아니라, 여러 발달적·심리적·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밥은 아기에게 가장 익숙하고 안전한 음식이기 때문에 반찬보다 밥을 선호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를 이해하고, 밥을 매개로 하여 반찬을 자연스럽게 확장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카멜레온 요법입니다.
1. 익숙함과 안전감에서 오는 선택
밥은 아기가 이유식 시기부터 꾸준히 접해 온 가장 친숙하고 안전한 음식입니다. 낯선 반찬보다 밥은 부드럽고 자극이 없어 아이가 편안하게 느낍니다. 특히 낯가림이 심하거나 예민한 아이는 변화보다는 항상 먹던 익숙한 것을 선택하며 안정감을 추구합니다. 즉, 밥은 아이에게 ‘심리적 안전지대’와 같은 존재입니다.
2. 질감(식감) 거부
반찬에는 씹어야 하는 질감과 입자감이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아직 씹기와 삼키기 능력이 미숙한 아기는 밥보다 질감이 복잡한 반찬을 불편하게 느끼기 쉽습니다. 특히 질기거나 입자가 큰 채소, 고기류는 삼키기 어려워 강한 거부 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이 반복되면 아이는 반찬을 보는 것만으로도 거부감을 느끼게 됩니다.
예: 생선가시 경험 → 모든 생선 거부 → 이후 흰색 반찬 전반에 대한 두려움으로 확대
3. 강압적인 식사 경험
아이가 반찬을 거부했을 때 꾸중이나 강압적인 경험이 반복되면 식사 자체가 스트레스가 됩니다. 이때 아이는 반찬을 ‘강요당하는 대상’으로 인식하고, 거부 행동을 통해 자기 의사 표현을 하게 됩니다. 반대로 밥은 강요받지 않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음식이기 때문에 더 집착하게 됩니다.
4. 맛과 향의 자극성
반찬은 간장, 소금, 향신료 등 다양한 양념이 사용되어 아이의 미각에 너무 강하거나 낯선 맛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반면 밥은 단순하고 순한 맛으로 아이가 부담 없이 받아들입니다.
5. 자율성 발달 시기의 행동
18개월~3세 아이들은 자율성 발달기에 해당합니다. "싫어", "안 먹어"라는 행동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려 하며, 반찬 거부는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반찬을 먹기 싫다는 것은 단순히 음식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의 자율성과 독립성 발달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6. 미각 발달 단계
아기의 미각은 단맛 → 짠맛 → 신맛 → 쓴맛 순으로 순차적으로 발달합니다. 밥은 은은한 단맛과 감칠맛이 있어 쉽게 받아들이지만, 채소의 쓴맛이나 생선의 비린맛은 거부하기 쉽습니다. 특히 쓴맛에 대한 거부는 생존 본능으로 자연스러운 반응이며, 반복 노출을 통해 점차 완화됩니다.
7. 카멜레온 요법 활용
아이가 밥에만 집중하고 반찬을 거부할 때는 밥의 색과 유사한 식재료를 이용하여 반찬을 밥처럼 보이게 섞는 ‘카멜레온 요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밥의 흰색과 유사한 색감을 가진 반찬부터 시작하여 시각적인 거부감을 최소화합니다.
예를 들어 흰살 생선, 두부, 감자, 흰 버섯 등을 아주 잘게 다져 밥 속에 섞습니다.
아이가 이를 익숙하게 받아들이면 점차 옅은 색 → 진한 색 순으로 확장해 나갑니다.
* 1단계: 흰색 반찬 (두부, 흰살 생선)
* 2단계: 연한 색 반찬 (애호박, 달걀)
* 3단계: 진한 색 반찬 (시금치, 브로콜리, 고기류)
이렇게 단계적으로 변화를 주면 아이는 반찬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예시: 흰밥 + 흰살 생선 다짐 → 흰밥 + 애호박 소량 추가 → 흰밥 + 시금치 다짐 → 다양한 반찬 자연스러운 섭취로 확장
이 과정을 통해 밥만 먹는 습관이 점차 밥과 비슷한 색 반찬, 그리고 다양한 반찬 섭취로 발전합니다.
8. 부모의 모델링과 환경
아이는 부모의 식습관을 그대로 모방합니다. 부모가 다양한 반찬을 즐겁게 먹는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또한 TV, 스마트폰 등 산만한 요소를 치우고 집중할 수 있는 식사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억지로 먹이기보다 "함께 먹자", "이거 엄마가 먹어보니 맛있네" 같은 긍정적인 언어를 사용합니다.
커버 이미지 출처 : Freepi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