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 아이의 엄마, 비욘세! 그래미 최다 35관왕 수상자
무대 위, 열세 살 소녀가 엄마의 안무를 완벽하게 따라 춥니다. 그 옆에는 일곱 살 아이가 처음으로 조명 아래 서서 "엄마, 자장가 들려줄 수 있어요?"라고 노래를 엽니다. 2025년 카우보이 카터 투어 무대에서 딸 블루 아이비와 루미를 나란히 세운 사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아티스트이자, 세 아이의 엄마 비욘세의 이야기입니다.
누군가는 "타고난 재능에 든든한 배경까지 있었던 사람"이라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비욘세는 남들보다 유리한 출발선에 서 있었던 게 맞습니다. 하지만 한 생명을 낳고 키우면서도 자신의 세계를 멈추지 않은 태도만큼은, 배경과 상관없이 오늘의 우리에게 말을 겁니다. 그가 무대 위 아이들에게,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어떤 선택을 해왔는지 함께 들여다볼까요?

휴스턴 미용실 뒷마당에서 시작된 노래
비욘세 지젤 놀스는 1981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태어났습니다. 아홉 살 무렵, 동네 친구들과 '걸스 타임(Girl's Tyme)'이라는 그룹을 만들어 노래를 시작했어요. 이들이 연습하던 곳은 다름 아닌 비욘세의 어머니 티나 놀스가 운영하던 미용실 '헤드라이너스 살롱'의 뒷마당이었습니다.
여기서 솔직하게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어요. 비욘세의 성공에는 가족이라는 든든한 발판이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살롱을 운영하며 훗날 딸의 무대 의상을 직접 만들었고, 아버지 매튜 놀스는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딸들의 그룹을 직접 매니지먼트했습니다. 재능이 있어도 세상에 나갈 통로가 없는 아이들이 많다는 걸 생각하면, 이건 분명한 특권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그 재능이 쉽게 꽃핀 건 아니었어요. 걸스 타임은 1992년 TV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탈락했고, 데뷔 앨범을 내기도 전에 소속사에서 방출당하기도 했습니다. 몇 번의 실패 끝에 이름을 바꾼 그룹이 바로 데스티니스 차일드. 1996년 컬럼비아 레코드와 계약한 뒤 'Say My Name', 'Independent Women' 같은 곡으로 세계적인 걸그룹이 되었습니다.
매니지먼트를 떠나 "내 제국"을 세우다
2003년 솔로 앨범 Dangerously in Love로 독립한 비욘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커리어의 방향키 자체를 자기 손에 쥐기로 합니다. 2010년, 그는 오랜 시간 자신을 관리해 온 아버지의 매니지먼트에서 독립해 직접 파크우드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어요. 음악, 투어, 영상, 사업까지 자기 커리어의 거의 모든 것을 회사 안으로 들여온 결정이었습니다.
포브스는 이 선택을 그의 부의 출발점으로 봅니다. 비욘세는 스스로 이렇게 말한 적이 있어요.
"마돈나의 길을 따라 강력한 존재가 되고 싶었어요. 나만의 제국을 갖고 싶었죠."
그 제국은 음악에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음악 판권을 직접 소유했고, 2016년에는 아디다스와 손잡고 애슬레저 브랜드 아이비파크(Ivy Park)를 선보였어요. 최근에는 헤어케어 브랜드 '세크레드'가 출시 첫해에만 1억 달러 규모의 매출을 올리며 화제가 됐습니다. 그리고 2025년 12월, 포브스는 마침내 비욘세를 '억만장자'로 공식 인정했습니다. 제이지, 테일러 스위프트, 리아나에 이어 순자산 약 10억 달러를 넘긴 다섯 번째 뮤지션이자, 물려받은 재산이 아닌 스스로 일군 자수성가형 부자로 말이죠.

엄마가 된 뒤, 몸이 감당한 시간
2012년 첫딸 블루 아이비가 태어났습니다. 화려한 무대 뒤에서 비욘세가 겪은 임신과 출산은, 그러나 우리가 아는 어떤 엄마의 이야기와도 닮아 있었어요. 2017년 쌍둥이 루미와 서를 임신했을 때 그는 임신중독증(전자간증)을 앓았습니다. 한 달 넘게 침대에 누워 안정을 취해야 했고, 산모와 아기 모두의 건강이 위험해지면서 결국 응급 제왕절개로 두 아이를 낳았습니다.
출산 뒤의 몸에 대해서도 그는 드물게 솔직했습니다. 2018년 보그 인터뷰에서 비욘세는 첫 아이 때는 사회가 말하는 '엄마의 몸'에 스스로를 끼워 맞추려 애썼지만, 쌍둥이를 낳은 뒤에는 생각이 달라졌다고 털어놓았어요.
"저에겐 작은 '엄마 배(mommy pouch)'가 있어요. 그리고 그걸 서둘러 없애고 싶지 않아요. 이게 진짜니까요."
출산으로 달라진 몸을 결점이 아니라 한 생명을 키워낸 흔적으로 바라보는 시선. 세상에서 가장 완벽해 보이는 사람이 건넨 이 한 문장은, 같은 시간을 지나온 수많은 엄마들에게 조용한 위로가 되었습니다.
"블루가 스스로 원했어요" 아이를 무대에 세운 엄마
비욘세는 일과 육아를 분리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아이들을 자신의 세계 한가운데로 데려왔어요. 2023년 르네상스 월드 투어에서 열한 살 블루 아이비가 엄마와 함께 무대에서 춤을 췄고, 2025년 카우보이 카터 투어에서는 일곱 살 루미까지 무대에 올랐습니다. 카우보이 카터에 수록된 모성에 관한 곡 'Protector'는 루미의 목소리로 시작되죠.
흥미로운 건 비욘세의 태도입니다. 그는 아이를 무대에 세운 것에 대해 이렇게 말했어요.
- "저는 블루가 무대에 서는 걸 원하지 않았어요. 블루가 스스로 원한 거예요." 엄마가 길을 정해주는 대신, 아이가 원하는 것을 지지하는 방식.
- 무대라는 자신의 일터를 아이와 나누되, 선택의 주도권은 아이에게 넘기는 육아관.
그사이 비욘세는 아티스트로서도 정점을 새로 썼습니다. 2023년 역대 최다 그래미 수상 기록을 세웠고, 2025년에는 여덟 번째 정규 앨범 카우보이 카터로 그토록 바라던 그래미 '올해의 앨범'을 품에 안았습니다. 통산 35회 수상, 그래미 역사상 가장 많은 트로피예요. 동시에 이 앨범으로 흑인 여성 최초로 '베스트 컨트리 앨범' 부문을 수상하며, 자신을 밀어냈던 장르의 문을 스스로 열어젖혔습니다.
엄마가 된다는 건, 멈추는 게 아니라
비욘세의 삶에 특권이 있었다는 사실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가 임신중독증으로 위태로웠던 시간을, 달라진 몸을, 그리고 세 아이와 함께 다시 오른 무대를 굳이 숨기지 않고 이야기했다는 점은 여전히 특별합니다. 엄마가 되는 일은 세상에서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무대로 걸어 들어가는 일이라는 걸 그는 자신의 방식으로 보여줬으니까요.
오늘도 각자의 무대에서 아이와 나란히 서 있는 우리 모두에게, 비욘세의 이야기가 작은 응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지나온 그 시간 역시, 무엇 하나 헛되지 않았습니다.
참고 자료
- Matt Craig, "Beyoncé Is Now A Billionaire", Forbes (2025.12.23)
- Monica Mercuri, "Grammys 2025: Beyoncé Wins Album Of The Year With 'Cowboy Carter'", Forbes (2025.02.03)
- "Beyoncé", Wikipedia
- "Beyonce opens up about pregnancy complications with twins", Good Morning America / Vogue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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