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딸을 위해 뷰티의 기준을 다시 묻다” 글로벌 메이크업 제국 Huda Beauty 창업자, 후다 카탄
화장대 앞에 앉아 거울을 볼 때, 문득 옆에서 나를 지켜보는 아이의 눈이 신경 쓰인 적 있으신가요? "엄마 예뻐?"라는 질문에 뭐라고 답해야 할지 잠시 멈칫하게 되는 순간 말이에요. 아이에게 어떤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싶은지, 화장은 나를 꾸미는 일인지 감추는 일인지, 엄마가 되고 나면 이런 고민이 부쩍 깊어지곤 합니다.
오늘 소개할 후다 카탄(Huda Kattan)은 바로 그 고민을 정면으로 마주한 사람입니다. 금융 회사를 다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방향을 튼 뒤, 블로그 하나로 시작해 전 세계가 아는 뷰티 브랜드 Huda Beauty를 세운 창업자예요. 그리고 동시에, 한 딸의 엄마로서 "내 아이가 살아갈 뷰티 산업"을 진지하게 걱정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이라크 이민자의 딸, 금융을 접고 붓을 들다
후다 카탄은 1983년 미국 오클라호마시티에서 이라크 이민자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공학 교수, 어머니는 생물학을 가르치던 분이었어요. 학구적인 집안 분위기 속에서 후다는 미시간대학교 디어본 캠퍼스에서 금융(finance)을 전공하고 관련 분야에 발을 들였습니다.
하지만 숫자와 서류로 채워진 일상은 그의 마음을 오래 붙잡지 못했어요. 후다는 어릴 때부터 메이크업에 마음을 빼앗겨 있었고, 결국 안정적으로 보이던 금융 커리어를 접고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길로 들어섭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메이크업을 배운 뒤, 남편 크리스토퍼 곤살로(Christopher Goncalo)와 함께 두바이로 삶의 무대를 옮겼죠.
낯선 도시에서 프리랜서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일하던 시절, 후다는 자신이 화장을 해준 사람들이 하나같이 "이 노하우를 어디서 배울 수 있냐"고 묻는다는 걸 알아챕니다. 그 질문들이 브랜드의 씨앗이 됐어요.
블로그 한 편에서 시작된 뷰티 제국
2010년 4월, 후다는 여동생의 권유로 'Huda Beauty'라는 이름의 뷰티 블로그와 유튜브 채널을 열었습니다. 화장법과 팁을 솔직하게 나누는 콘텐츠는 빠르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어요. 그리고 2013년, 후다는 여동생 모나 카탄(Mona Kattan)과 함께 첫 제품인 인조 속눈썹을 세포라(Sephora)에 선보이며 화장품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첫 제품은 그야말로 '대박'이 났습니다. 이후 Huda Beauty는 아이섀도 팔레트, 파운데이션, 립 제품으로 라인을 넓히며 두바이에서 출발한 글로벌 뷰티 브랜드로 성장했어요.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수천만 명에 달했고, 후다는 뷰티 인플루언서이자 창업가로 세계적인 이름을 얻게 됩니다.
이 여정은 후다 혼자만의 것이 아니었어요. 향수 브랜드 카얄리(Kayali)를 이끄는 동생 모나, 그리고 소셜미디어를 도맡은 또 다른 자매 알야까지, 세 자매가 함께 만들어낸 결과였습니다. 가족이 서로의 든든한 동료가 되어준 셈이죠.

"두바이에서는 안 된다"는 말에, 회사를 되사오다
2017년, Huda Beauty는 미국의 사모펀드 TSG 컨슈머(TSG Consumer)에 소수 지분을 넘겼습니다. 브랜드가 더 크게 성장하기 위한 선택이었지만, 창업자로서 회사에 대한 온전한 결정권을 나눠 갖는 일이기도 했어요.
그리고 2025년 6월, 후다는 TSG가 갖고 있던 지분을 다시 사들여 회사의 100% 지분을 되찾았습니다. 크리에이터가 세운 브랜드가 투자자에게 지분을 넘겼다가 온전히 되사오는 일은 뷰티 업계에서도 드문 사례였어요. 후다는 이 순간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우리는 두바이에서 브랜드를 만들 수 없다는 말을 들었어요. 브랜드를 팔아야 하고, TSG로부터 지분을 되사올 수 없을 거라는 말도 들었죠. 그런데 우리는 그들이 틀렸다는 걸 증명해냈어요.”
안 될 거라는 말 앞에서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그 말을 증명의 동력으로 삼은 태도. 후다가 걸어온 길에는 언제나 이런 뚝심이 있었습니다.
딸 앞에서, '아름다움'을 다시 생각하다
후다는 2011년 딸 누르 지젤(Nour Giselle)을 품에 안았습니다. 뷰티 산업의 한복판을 살아가는 엄마로서, 그는 딸이 자라날 세상을 남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됐어요.
메이크업으로 커리어를 쌓은 사람이지만, 후다는 아름다움의 기준이 왜곡되는 것을 누구보다 경계합니다. 그는 자기 사진이나 브랜드 화보를 과도하게 보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필터에 익숙해진 세대에 대한 걱정도 자주 이야기해왔어요.
“저는 엄마예요. 제 딸을, 그리고 우리가 그 아이의 미래를 위해 만들어가는 뷰티 산업을 걱정합니다.”
후다에게 아름다움이란 사회가 정한 틀에 자신을 맞추는 일이 아니라, 자기 피부 안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자신의 개성을 축하하는 일입니다. 그는 딸이 외모에 지나치게 몰두하는 것 같으면, 아이가 잘하는 미술이나 수학 같은 다른 세계로 시선을 돌리도록 이끈다고 해요. "너는 예쁘다"가 아니라 "너는 이런 걸 잘하는 사람"이라는 언어로 아이의 자존감을 채워주는 방식이죠.
화장을 사랑하는 사람이 동시에 화장 뒤의 진짜 얼굴을 소중히 여긴다는 것. 이 균형 감각이야말로 후다가 딸에게, 그리고 자신의 브랜드를 따르는 수많은 사람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일지도 모릅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Forbes)는 후다 카탄을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자수성가 여성(America’s Richest Self-Made Women)’ 명단에 올린 인물로 소개하며 그의 순자산을 약 5억 5천만 달러로 추산했습니다. 2013년 두 여동생과 함께 빌린 6천 달러와 저축 1만 달러로 시작한 후다 뷰티는 첫해 150만 달러, 이듬해 1천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2017년에는 사모펀드 TSG 컨슈머 파트너스의 소수 지분 투자로 기업 가치가 12억 달러로 평가받으며 단숨에 ‘유니콘’에 올랐습니다. 광고비를 거의 쓰지 않고 이룬 성장에 대해, 그는 포브스 인터뷰에서 큰 꿈을 강조했습니다.
“우리가 우리 시대의 에스티 로더가 되지 못할 이유가 있나요?”
포브스 참고: 기사 보기
완벽하지 않아도, 계속 나아가는 힘
후다 카탄의 이야기는 화려한 성공담처럼 보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결국 '안 된다'는 말 앞에서 방향을 잃지 않은 한 사람의 기록입니다. 금융에서 뷰티로 커리어를 바꿀 때도, 두바이에서 브랜드를 세울 때도, 그리고 엄마가 되어 아름다움의 의미를 다시 물을 때도요.
일과 육아를 함께 짊어진 우리에게 후다가 건네는 위로는 어쩌면 이런 것일지도 모릅니다. 완벽한 답을 갖고 시작한 게 아니라, 고민하고 선택하며 한 걸음씩 나아갔다는 것. 내 아이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계속 묻는 그 마음이야말로, 이미 충분히 대단한 엄마의 태도라는 것을요.
후다 카탄과 Huda Beauty의 이야기는 아래에서 더 만나볼 수 있어요.
📚 참고: Wikipedia 'Huda Kattan' 및 'Huda Beauty', Harper's Bazaar Arabia 인터뷰, TODAY, Business of Fashion·WWD·Forbes Middle East(2025년 6월 지분 인수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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