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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로 국가대표에서 유럽중앙은행 총재로, 크리스틴 라가르드

공룡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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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가 2025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2위로 꼽은 크리스틴 라가르드는 유럽중앙은행 총재예요. 유로화를 쓰는 20개 나라의 금리를 결정하는 자리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의 10대 시절 이력에는 금융이 아니라 프랑스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국가대표가 적혀 있어요. 물속에서 숨을 참으며 팀과 박자를 맞추던 소녀가 로펌과 정부와 국제기구를 차례로 거치며 매번 첫 여성이 됩니다. 그 사이에 두 아들을 키웠고요. 순서대로 따라가 보면 이 사람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가 보입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2013년 세계경제포럼에서 발언하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 2013년 세계경제포럼에서 발언하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 사진 Wikimedia Commons (World Economic Forum from Cologny, Switzerland, CC BY-SA 2.0)

물속에서 배운 것

라가르드는 10대 시절 프랑스 국가대표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팀의 일원이었어요.

싱크로는 혼자 잘해서는 점수가 나오지 않는 종목이에요. 숨을 참는 시간과 팔을 드는 각도를 팀 전체가 맞춰야 하죠. 뒤에 그가 이끌게 될 조직들이 하나같이 여러 나라의 이해가 얽힌 곳이었다는 점을 떠올리면 묘하게 겹칩니다.

1973년 바칼로레아를 마친 뒤에는 미국 필드 서비스 장학금을 받아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홀턴암스 스쿨에서 교환학생으로 지냈어요. 프랑스어와 영어, 스페인어를 씁니다.

두 아들, 그리고 서른 즈음의 이혼

그는 1982년 결혼해 1986년생 피에르앙리와 1988년생 토마 두 아들을 낳았어요. 그리고 1992년 이혼합니다.

두 아이가 여섯 살, 네 살이던 때예요. 커리어로 보면 로펌에서 자리를 잡아 가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가 인터뷰에서 이 시기를 길게 이야기한 적은 많지 않아요. 다만 이후 그의 이력이 어떤 속도로 올라갔는지를 보면, 그 시절을 어떻게 통과했을지 짐작이 갑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2009년 프랑스 재무장관 시절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 2009년 프랑스 재무장관 시절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 사진 Wikimedia Commons (MEDEF, CC BY-SA 2.0)

가는 곳마다 첫 여성이 되다

1999년 10월, 그는 국제 로펌 베이커 맥킨지의 첫 여성 회장으로 선출됐어요. 집행위원과 회장 두 자리 모두에서 첫 여성이었습니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는 프랑스 재무장관을 지냈어요. 주요 8개국(G8) 가운데 재무 담당을 맡은 첫 여성이었습니다.

2011년에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로 선출됐어요. 역시 첫 여성이었고요. 그리고 2019년부터 유럽중앙은행 총재를 맡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도 첫 여성이에요. 네 자리 연속으로 문을 처음 연 사람이 됐습니다.

채식하는 중앙은행 총재

그는 건강을 챙기는 채식주의자예요. 국제회의의 만찬 자리가 잦은 직업이라는 걸 생각하면 지키기 쉽지 않은 선택입니다.

유럽중앙은행에 합류하면서 독일어를 배우겠다고 밝히기도 했어요. 프랑크푸르트에 본부가 있는 기관이니까요.

이런 디테일이 사소해 보이지만, 매일 반복되는 선택을 오래 지켜 온 사람의 성격을 보여 주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열일곱에 미국 의회에서 인턴을 했어요

미국 교환학생 시절 그는 워싱턴 근교 홀턴암스 스쿨에 다니면서 미국 연방 하원의원 윌리엄 코언의 사무실에서 인턴으로 일했어요.

맡은 일은 코언 의원의 지역구인 메인주 북부의 프랑스어 사용 주민들을 응대하는 것이었습니다. 프랑스어를 할 줄 안다는 이유로 맡은 자리였죠.

이 인턴이 그의 첫 워싱턴 경험이었어요. 훗날 그는 IMF 총재로 워싱턴에 다시 돌아옵니다. 10대에 한 일이 어디로 이어질지는 그때는 아무도 모르는 법이에요.

크리스틴 라가르드 2015년 브라질 방문 중인 IMF 총재 시절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 2015년 브라질 방문 중인 IMF 총재 시절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 사진 Wikimedia Commons (Wilson Dias/ABr, CC BY 3.0 br)

학위가 네 개예요

그의 학력란은 조금 빽빽합니다. 파리 낭테르 대학에서 영어·노동법·사회법 석사 세 개를 받았고, 엑상프로방스 정치대학에서 석사를 하나 더 받았어요.

법률가로 출발한 사람이 노동법과 사회법을 함께 공부했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해요. 뒤에 그가 다룬 문제들이 대부분 사람과 일자리에 관한 것이었으니까요.

1981년 베이커 맥킨지에 어소시에이트로 들어가 1995년 집행위원, 1999년 회장까지 올라갑니다. 한 회사에서 18년 만에 맨 위까지 간 셈이에요.

먼저 들어간 사람이 남기는 것

포브스는 2025년 명단에서 그를 2위에 올렸어요. 앞서 본 폰데어라이엔 바로 다음 자리입니다.

라가르드의 이력에서 반복되는 단어는 첫 여성이에요. 로펌에서 한 번, 정부에서 한 번, IMF에서 한 번, 유럽중앙은행에서 한 번.

먼저 들어간 사람이 있어야 다음 사람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두 아이를 키우며 그 문을 네 번 연 사람의 이야기예요.

참고 자료
· Forbes 「World's Most Powerful Women」 2025
· Wikipedia 「Christine Lagar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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