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링크드인에 15억 달러로 회사를 판 엄마 린다 와인먼
혹시 이런 순간이 있으셨나요? 배우고 싶은 게 있어 책을 펼쳤는데, 정작 내가 궁금한 그 한 가지는 어디에도 없어서 답답했던 순간이요. 없으면 내가 만들어야겠다고, 무모하게 결심해 본 적 있으신가요?
웹디자인을 가르치던 한 강사는 학생들에게 건네줄 마땅한 교재가 없자 직접 책을 썼고, 학생들과 소통하려고 35달러에 도메인 하나를 샀습니다. 그 작은 웹사이트가 훗날 링크드인에 15억 달러에 팔린 온라인 교육 플랫폼 Lynda.com이 됩니다. '인터넷 교육의 어머니'라 불리는, 한 아이의 엄마 린다 와인먼(Lynda Weinman)의 이야기입니다.

이사 다니던 아이, '재발명의 여왕'이 되다
린다 와인먼은 1955년 미국 할리우드에서 태어났습니다. 부모님의 힘든 이혼 뒤 자주 이사를 다녔고, 넉넉지 않은 형편에 부모님 모두 일을 나가서 방과 후엔 혼자 시간을 보내는 아이였어요. 화려한 출발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에버그린 주립대에서 인문학을 전공한 그는 졸업 후 선셋과 멜로즈에 옷가게 '버티고'를 열었지만 1982년 문을 닫습니다. 그는 훗날 이 실패를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성취이자 가장 큰 실패"라고 불렀어요. 이후 애니메이션과 특수효과 세계에 뛰어들어 <로보캅2> <스타트렉5> 같은 영화 작업에 참여했고, 독학으로 컴퓨터 그래픽을 익혔습니다. 대학 동창인 <심슨 가족>의 맷 그레이닝은 이렇게 방향을 계속 바꾸며 자신을 새로 만들어 온 그를 '재발명의 여왕(Queen of Reinvention)'이라 불렀어요.
강의실에서 시작된 '인터넷 교육의 어머니'
1989년부터 1996년까지 와인먼은 파사데나의 아트센터 디자인대학에서 디지털 미디어와 모션그래픽을 가르쳤습니다. 이곳에서 훗날 남편이 되는 일러스트레이터 브루스 헤빈(Bruce Heavin)을 만나요.
웹디자인을 가르치던 그는 학생들에게 참고서로 쥐여줄 책이 마땅치 않다는 걸 깨닫고, 1995년 직접 <디자이닝 웹 그래픽스(Designing Web Graphics)>를 펴냅니다. 시각 디자인 관점에서 웹을 다룬 사실상 최초의 책이었어요. 이 한 권 덕분에 그는 '인터넷 교육의 어머니'라는 별명을 얻습니다. 그리고 학생들과 소통할 창구가 필요해 도메인 lynda.com을 단돈 35달러에 사들였죠.
1995년, 와인먼과 헤빈은 책 인세로 모은 약 2만 달러를 밑천 삼아 부부가 함께 Lynda.com을 세웁니다. 벤처 투자 없이, 오롯이 자기 힘으로 굴려 가는 방식이었어요. 그는 예술과 사업이 결코 다른 일이 아니라고 믿었습니다.
“예술에서 창의적인 과정과 사업에서 창의적인 과정은 똑같습니다.”

아기를 안고 강단에 선 엄마
와인먼은 한 아이를 키운 엄마이기도 합니다. 아직 무명이던 시절, 그는 갓난 딸을 포대기에 안은 채 강연장에 섰고 복도에서 아기에게 젖을 물리며 다음 순서를 기다렸다고 회상해요. 육아와 커리어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던,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장면입니다.
그의 사업 방식에는 '가르치는 사람'의 마음이 그대로 담겨 있었습니다. 어려운 기술을 누구나 따라 할 수 있게 잘게 쪼개 설명하는 것, 배우는 사람을 겁주지 않는 것. 15년 가까이 외부 투자 없이 회사를 키운 것도, 콘텐츠의 질과 배우는 사람의 경험을 지키고 싶었기 때문이었어요. 강의실에서 학생 한 명 한 명을 챙기던 태도가 곧 회사의 철학이 된 셈입니다.
Lynda.com은 3D 애니메이션부터 사진, 개발, 비즈니스까지 아우르는 방대한 영상 강의 라이브러리로 성장했습니다. 2013년에는 창업 18년 만에 처음으로 1억 300만 달러의 외부 투자를 유치했고, 직원 약 500명과 140명이 넘는 강사가 함께하는 회사가 되었어요.
15억 달러, 그리고 링크드인 러닝
2015년 4월, 링크드인은 Lynda.com을 15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합니다. 강의실 하나에서 출발한 작은 웹사이트가 세계적인 온라인 교육 플랫폼으로 인정받는 순간이었어요. Lynda.com은 이후 '링크드인 러닝(LinkedIn Learning)'으로 이어졌고, 이듬해 링크드인은 마이크로소프트에 262억 달러에 인수됩니다.
포브스는 그를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자수성가 여성 100인(America's Richest Self-Made Women)' 명단에 올렸습니다. 물려받은 부가 아니라 스스로 일군 성취라는 뜻의 자수성가 점수는 10점 만점에 8점, 부의 원천은 '온라인 교육'으로 적혀 있어요.
- 2015년 링크드인의 Lynda.com 인수가 15억 달러
- 포브스 추정 개인 순자산 약 3억 8천만 달러
- 창업 후 첫 외부 투자까지 걸린 시간 약 18년
계속해서 다시 시작하는 사람
회사를 매각한 뒤에도 와인먼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3D 프린팅을 활용한 도예 작업에 몰두하고, 다큐멘터리와 드라마를 만드는 제작사를 운영하며 또 한 번 자신을 새로 그리고 있어요. 옷가게, 애니메이터, 강사, 창업가, 그리고 예술가까지. '재발명의 여왕'이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닙니다.
린다 와인먼은 성공의 비결 대신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당신은 그 모든 고난과 아픔을 결국 지나가게 될 거예요. 하지만 그 시간은 당신을 더 강하고 지혜롭게 만드는 데 꼭 필요한 것이었답니다.”
없는 교재를 직접 쓰고, 실패한 옷가게를 딛고, 아기를 안은 채 강단에 서며 그는 계속해서 다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쌓인 시간이 '인터넷 교육의 어머니'를 만들었어요. 지금 무언가를 새로 배우고, 없는 길을 만들어 가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그의 이야기가 조용한 응원이 되면 좋겠습니다.
참고 자료
· Forbes — Lynda Weinman 프로필(America's Richest Self-Made Women)
· Wikipedia — Lynda Weinman
· Forbes — Tips From Lynda Weinman On How She Built And Sold Lynda.com To LinkedIn
· TechCrunch — LinkedIn To Buy Lynda.com For $1.5 Billion (2015)
· The Santa Barbara Independent — The Queen of Reinvention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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