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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딸을 안고 미움받는 새를 지킨 엄마, 하르길라 군단의 푸르니마 데비 바르만

공룡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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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고 나면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는 말, 자주 듣죠. 그런데 그 ‘다르게 보임’이 한 종의 운명을 바꾸기도 합니다. 인도 아삼주의 생물학자 푸르니마 데비 바르만(Purnima Devi Barman)에게 그런 일이 일어났어요.

TIME이 발표한 ‘2025 올해의 여성’ 명단에 오른 인물을 소개합니다.

2007년, 그는 마을에서 걸려 온 전화 한 통을 받습니다. 황새 둥지가 있는 나무를 베고 있다는 소식이었어요. 달려가 보니 멸종위기종 큰황새(greater adjutant)의 새끼들이 땅에 떨어져 있었습니다. 당시 그의 품에는 두 살 반 된 쌍둥이 딸이 있었습니다.

푸르니마 데비 바르만
하르길라 군단의 활동 현장 (사진: Wikimedia Commons (Aaranyak, CC0)) · 출처 보기

땅에 떨어진 새끼들에게서 딸이 보였다

나무를 베던 사람에게 이유를 묻자 답이 돌아왔습니다. 이 새는 불길한 징조이자 해충, 병을 옮기는 새이라는 거였어요. 현지 이름 하르길라(hargila)는 ‘뼈를 삼키는 자’라는 뜻이고, 쓰레기장을 뒤지는 습성 때문에 미움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푸르니마의 눈에는 다른 게 보였습니다. 이제 막 세상에 나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작은 생명들. 집에 있는 자기 딸들처럼요.

“처음으로 자연의 부름이라는 걸, 그 중요함을 느꼈어요. 그날부터 제 사명이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마을의 반응은 차가웠습니다. “사람들이 저를 둘러싸고 휘파람을 불며 야유했어요.” 박사 과정 중이던 그는 학업을 미루고, 미움받는 새와 미움받는 자기 자신을 함께 견디는 시간으로 들어갑니다.

설득 대신 잔치, 강의 대신 노래

푸르니마가 택한 방법은 계몽이 아니었습니다. 마을 여성들의 삶 안으로 새를 들여놓는 것이었어요. 그는 여성들과 함께 요리 대회를 열고, 아기 맞이 의식을 황새의 부화에 빗대 치르고, 전통 직물에 황새 문양을 짜 넣었습니다.

황새 문양이 들어간 천은 팔렸고, 여성들에게는 소득이 생겼습니다. 미움받던 새는 어느새 마을의 자랑이 되었어요. 이렇게 모인 사람들이 ‘하르길라 군단(Hargila Army)’입니다.

  • 둥지를 지키고 지역에 새를 알리는 약 2만 명 규모의 여성 네트워크
  • 아삼을 넘어 인도 전역, 그리고 캄보디아까지 확산
  • 국제 학교에서 이 보전 활동을 교육 사례로 다룸
  • 황새 문양 직물 판매로 참여 여성의 경제적 자립까지 연결
푸르니마 데비 바르만
멸종위기종 큰황새(하르길라) (사진: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 출처 보기

450마리에서 1,800마리로

결과는 숫자로 나타났습니다. 아삼주의 큰황새 개체 수는 2007년 약 450마리에서 2023년 1,800마리 이상으로 늘었어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분류도 ‘위기(endangered)’에서 ‘준위협(near threatened)’으로 한 단계 내려왔습니다.

푸르니마는 2017년 인도 정부의 나리 샥티 푸라스카르(여성 역량 상)를 받았고, 2022년 유엔환경계획의 ‘지구환경대상’, 2024년 휘틀리 골드상을 수상했습니다. 2025년에는 TIME 올해의 여성에 선정되며 인도 여성 최초로 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어요.

아이와 함께 오는 엄마들

지금 45세가 된 그는 십 대가 된 쌍둥이 딸 삼프리티, 산스크리티와 함께 이 일을 이야기합니다. 딸들은 엄마의 모든 걸음을 지켜봤고, 좋은 본보기라고 말한다고 해요.

“아이들이 엄마와 함께 하르길라 군단에 오면, 우리 사명은 더 깊은 의미를 갖게 됩니다.”

TIME이 올해의 여성으로 선정한 이유

TIME은 2025년 2월, ‘올해의 여성’ 13인을 발표했습니다. 더 평등한 미래를 위해 싸우는 인물들을 조명하는 연례 기획이에요.

TIME이 푸르니마 데비 바르만의 프로필에 붙인 제목은 ‘세계에서 가장 위기에 처한 황새를 구하고 있는 보전 활동가’였습니다. 선정의 핵심은 방법이었어요. 계몽이나 단속이 아니라 마을 여성들의 생활과 소득 안으로 보전 활동을 들여놓아, 미움받던 새를 마을의 자랑으로 바꾸고 개체 수를 약 450마리에서 1,800마리 이상으로 늘렸다는 점입니다.

미움받던 것을 자랑으로 바꾸는 일

푸르니마 데비 바르만의 이야기가 특별한 건, 그가 새를 구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는 이야기를 바꿨어요. 쓰레기장의 흉한 새를 마을의 상징으로, 집에만 있던 여성들을 지역의 전문가로요.

육아 중에 시작한 일이라 늦었다고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두 살 반 쌍둥이를 키우며 박사 과정을 미루고 시작한 사람이 만든 20년을 기억해 주세요.

참고 자료
· TIME – 2025 올해의 여성, 푸르니마 데비 바르만
· Whitley Award – 2024 휘틀리 골드 어워드
· Wikipedia – 푸르니마 데비 바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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