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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 타타코 커버

집 수리에 지쳐 4조 원 플랫폼을 만든 엄마, 하우즈 창업자 아디 타타코

공룡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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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고쳐본 적 있으신가요? 벽지 색 하나 고르는 데도 며칠, 믿을 만한 시공 기사님 한 분 찾는 데도 온 동네에 수소문을 해야 하죠. 잡지에서 마음에 드는 거실 사진을 오려 파일에 모으고, 그 사진 속 조명은 어디서 파는지 몰라 결국 포기했던 경험. 아이 둘을 키우며 낡은 집을 고치던 한 엄마도 정확히 그 "리모델링 지옥" 한가운데 있었습니다.

그 엄마의 이름은 아디 타타코(Adi Tatarko). 이스라엘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이민자이자 두 아들의 엄마였던 그는, 자기 집 하나 고치는 일이 왜 이렇게 어려운지 답답해하다가 남편과 함께 아예 그 문제를 푸는 회사를 차렸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인테리어 플랫폼이 바로 전 세계 하우즈(Houzz)예요.

아디 타타코
아디 타타코 (사진: TechCrunch, CC BY 2.0, via Wikimedia Commons) · 출처 보기

이스라엘에서 온 이민자, 실리콘밸리의 엄마가 되기까지

아디 타타코는 이스라엘에서 자랐습니다.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를 졸업했고, 1990년대 후반 남편 알론 코헨(Alon Cohen)과 함께 미국 실리콘밸리로 삶의 터전을 옮겼어요. 두 사람 모두 화려한 배경에서 출발한 사람들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아디는 스스로를 이렇게 표현하곤 합니다.

“우리는 전형적인 창업자가 아니에요. 그저 평범한 사람들이죠. 특권을 가진 배경에서 출발하지 않았어요.”

미국에 정착한 뒤 아디는 두 아들을 돌보면서 파트타임 재무 상담사로 일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시간과 일하는 시간을 저울질하며 하루를 쪼개 쓰던,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워킹맘의 모습이었죠. 물론 실리콘밸리라는 기술 중심지에 살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남편이 곁에 있었다는 점은 분명한 자산이었습니다. 다만 그 자산을 '집을 고치다 겪은 불편'이라는 아주 일상적인 문제와 연결한 것이 남달랐어요.

“내 집 하나 고치는 게 왜 이렇게 어렵죠?”

2009년, 부부는 팔로알토에 있는 1950년대에 지어진 낡은 목장식 주택을 리모델링하기로 합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니 온통 벽투성이였어요. 원하는 스타일의 사진은 잡지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그 사진들을 한데 모아 보여줄 곳이 없었습니다. 좋은 시공 전문가는 오직 지인의 입소문에 기대야 했고요.

아디와 알론은 생각했습니다. "우리처럼 답답한 사람이 우리뿐일 리 없다." 그래서 직접 만들기로 했어요. 집을 짓고, 고치고, 꾸미는 사람들이 사진으로 영감을 얻고, 실제 전문가와 연결되는 온라인 공간. 이름은 하우즈. 처음에는 거창한 사업 계획이 아니라, 내 문제를 내가 풀어보자는 마음에서 출발한 프로젝트였습니다.

초기 커뮤니티를 채운 사람들이 누구였는지는 특히 뭉클합니다. 아디는 거창한 마케팅 대신, 아이들 학교 학부모 스무 명과 동네 디자이너 몇 명에게 부탁해 각자의 리모델링 사진과 포트폴리오를 올려달라고 했어요. 엄마로서 매일 마주치던 사람들이 하우즈의 첫 씨앗이 된 셈입니다.

아디 타타코
아디 타타코 (사진: TechCrunch, CC BY 2.0, via Wikimedia Commons) · 출처 보기

18개월을 버틴 부트스트랩, 그리고 커뮤니티의 힘

하우즈는 처음 18개월 동안 외부 투자 없이 자력으로 버텼습니다. 이 시기를 두고 아디는 "부트스트래핑은 우리에게 일어난 가장 좋은 일이었다"고 회고해요. 돈이 넉넉하지 않으니 사용자 한 명 한 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었고, 그 과정에서 진짜 필요한 것만 만드는 습관이 몸에 뱄기 때문입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초기 35만 명 수준이던 사용자는 입소문을 타고 불어나, 하우즈는 월 7,000만 명이 찾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했어요. 150만 명이 넘는 인테리어 전문가가 활동하고, 한때 기업 가치는 약 40억 달러(약 5조 원)로 평가받았습니다. 이민자 부부가 자기 집 고치던 답답함에서 시작한 아이디어가, 전 세계 사람들의 '집 꾸미기 습관'을 바꾼 것이죠.

아디는 유행처럼 번지던 '유니콘(기업 가치 10억 달러 스타트업)'이라는 말도 다시 정의하고 싶어 했습니다. 서류상의 몸값이 아니라, 오래 살아남아 사용자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지속 가능한 회사가 진짜 유니콘이라고요.

엄마의 문제의식이 만든 '자수성가 여성'

포브스는 아디 타타코를 여러 해에 걸쳐 '미국 자수성가 여성(America's Self-Made Women)' 명단에 올렸습니다. 부부가 하우즈 지분의 약 4분의 1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며, 포브스가 집계한 그의 순자산은 약 4억 2,000만 달러(약 5,000억 원대)에 이릅니다. 포브스의 '자수성가 점수'에서도 상위권인 8점을 받았어요. 물려받은 부가 아니라, 스스로 만든 문제 해결에서 출발한 부라는 뜻입니다.

미국 카네기재단은 그를 나라를 풍요롭게 한 '위대한 이민자(Great Immigrants)' 중 한 명으로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낯선 땅에 건너와 두 아이를 키우던 엄마가, 생활 속 불편을 사업으로 바꿔 수많은 일자리와 새로운 산업을 만든 이야기에 미국 사회가 박수를 보낸 것이죠.

“좋은 사람을 찾는 데 공을 들이되, 맞지 않는다면 더 빨리 놓아줄 줄도 알아야 해요.”

2010년부터 최고경영자(CEO)로 회사를 이끌던 아디는 2024년, 오랜 동료이자 남편인 알론 코헨에게 CEO 자리를 넘기고 이사회 의장(Executive Chair)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창업 15년, 세 아이의 엄마로서 걸어온 긴 여정의 새로운 국면이에요.

집을 고치려던 마음이, 세상을 바꿨습니다

아디 타타코의 이야기가 특별한 이유는 대단한 발명이나 거대한 자본에서 시작하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그는 "내가 매일 겪는 불편"을 그냥 넘기지 않았어요. 아이를 키우며, 집을 고치며 느낀 답답함을 "왜 이건 없을까?"라는 질문으로 바꿨고, 그 질문에 스스로 답을 만들었습니다.

엄마가 된다는 건 세상을 보는 눈이 하나 더 생기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남들은 그냥 지나치는 생활의 틈을, 매일 그 안에서 사는 사람은 놓치지 않으니까요. 아디처럼 우리도 오늘 문득 느낀 작은 불편 하나쯤은, 내일의 근사한 아이디어일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 Forbes — Adi Tatarko 프로필(America's Self-Made Women)
· Forbes — How Houzz CEO Adi Tatarko Turned Her Home Renovation Into A Billion Dollar Start-up
· Carnegie Corporation — Great Immigrants: Adi Tatarko
· TechCrunch — “Bootstrapping Was The Best Thing That Ever Happened To Us”
· Wikipedia — Hou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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