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 아이 엄마 리한나, 팝의 여왕이자 펜티 뷰티 창업자
혹시 이런 마음, 느껴본 적 있으세요? 세상이 알아주던 나의 무대가 있었는데, 아이를 낳고 나니 그 무대의 조명이 잠시 꺼진 것 같은 기분이요. 커리어의 정점에서 잠시 발을 빼는 일이 두렵기도 하고,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조바심이 나기도 하죠.
그런데 여기, 전 세계가 앨범을 기다리는데도 "지금은 아이들과 사업이 먼저"라고 당당히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팝의 여왕에서 화장품 억만장자가 되고, 이제는 세 아이의 엄마가 된 리한나(Rihanna)예요. 그녀에게 엄마가 된 시간은 멈춤이 아니라, 또 하나의 무대였습니다.

바베이도스의 작은 노점상 소녀
리한나의 본명은 로빈 리한나 펜티(Robyn Rihanna Fenty). 1988년, 카리브해의 작은 섬나라 바베이도스의 수도 브리지타운에서 태어났어요. 회계사였던 엄마 모니카와 창고 관리자였던 아빠 로널드 사이에서 세 남매의 맏이로 자랐죠.
화려한 지금과 달리, 어린 시절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아빠는 오랜 세월 약물과 알코올 중독에 시달렸고, 부모님은 그녀가 열네 살 때 갈라섰어요. 어린 리한나는 항구 근처 노점에서 아빠를 도와 옷을 팔며 자랐습니다. 훗날 세계적인 패션·뷰티 사업가가 될 소녀의 첫 '장사'는, 그렇게 바베이도스의 작은 시장에서 시작된 셈이에요.
일곱 살 무렵부터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그녀는 열다섯 살에 친구들과 그룹을 만들었고, 섬을 찾은 미국 음악 프로듀서 에반 로저스 앞에서 오디션을 봅니다. 엄마의 허락을 받아 열여섯 살에 데모를 녹음하러 미국으로 건너갔고, 곧 제이지(Jay-Z)의 데프 잼과 계약하며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죠.
팝스타에서 '사장님'으로
<Umbrella>, <Diamonds>, <Work>... 리한나는 그야말로 한 시대를 지배한 팝스타였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음악이 정점에 있을 때, 아무도 예상 못 한 방향으로 핸들을 꺾었어요. 바로 사업이었습니다.
2017년, 그녀는 명품 그룹 LVMH와 손잡고 화장품 브랜드 펜티 뷰티(Fenty Beauty)를 세상에 내놓습니다. 시작부터 업계의 상식을 뒤집었어요. 출시하자마자 파운데이션을 무려 40가지 색조로 선보인 거예요. 그전까지 화장품 매대에서 자기 피부색에 맞는 파운데이션을 찾지 못하던 수많은 사람들에게, 펜티는 "당신을 위한 색이 여기 있다"고 말을 건넸습니다.
리한나가 내건 슬로건은 단순했지만 강력했어요.
“모든 피부톤의, 모든 여성을 위해.”
이 '포용성'은 곧 폭발적인 성과로 돌아왔습니다. 펜티 뷰티는 출시 첫 해에만 5억 5천만 달러가 넘는 매출을 올리며 업계를 뒤흔들었어요. 화장품 시장 전체가 '펜티 효과(Fenty Effect)'라는 말을 쓰며 앞다투어 색조 라인을 늘리기 시작했죠. 리한나는 유행을 따라간 게 아니라, 기준 자체를 바꾼 사람이었습니다.
속옷도, 몸도, 모두의 것
기세를 몰아 리한나는 란제리 브랜드 새비지 X 펜티(Savage X Fenty)도 선보였어요. 여기서도 철학은 똑같았습니다. 마르고 완벽한 몸만이 아름답다는 오래된 공식 대신, 다양한 체형·피부색·사이즈의 모델을 무대에 세웠죠. '보정된 이상'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몸'을 축하하는 이 브랜드는 큰 사랑을 받으며 기업 가치 10억 달러를 인정받았고, 한때 30억 달러 규모의 상장까지 거론될 만큼 성장했습니다.

세 아이의 엄마가 된 뒤
사업이 한창 뻗어나가던 무렵, 리한나의 삶에 가장 큰 변화가 찾아옵니다. 오랜 친구이자 연인인 래퍼 에이셉 라키(A$AP Rocky)와 가정을 이룬 거예요. 2022년 첫째 아들 RZA, 2023년 둘째 아들 리엇(Riot), 그리고 2025년 9월에는 그토록 기다리던 딸 로키 아이리시(Rocki Irish)까지. 세 아이의 엄마가 되었습니다.
세계가 그녀의 새 앨범을 손꼽아 기다리는 지금, 리한나는 음악 활동을 잠시 뒤로 미뤄두었어요. 대신 그 시간을 사업과 육아에 쏟고 있죠. 조바심 낼 법도 한데, 그녀는 엄마가 된 시간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내가 알던 그 어떤 사랑보다 큰 사랑이에요. 엄마가 되면 저절로 인내심을 배우게 되죠.”
물론 그녀도 '워킹맘의 딜레마'를 솔직하게 털어놓은 적이 있어요. "균형을 맞추는 건 거의 불가능해요"라고요. 어떻게 애를 써도 일은 아이와 보낼 시간을 앗아가고, 그 시간이야말로 지금의 가장 귀한 자산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죠. 억만장자 사업가에게도 육아와 일 사이의 저울질은 우리와 똑같이 어려운 숙제였습니다.
포브스가 인정한 자수성가의 증거
그렇다면 리한나의 '사장님 도전'은 어느 정도의 성과로 이어졌을까요? 숫자가 말해줍니다. 2021년, 경제지 포브스(Forbes)는 리한나를 공식적으로 억만장자(billionaire)로 발표했어요. 당시 추정 재산은 약 17억 달러. 놀라운 건, 이 부의 대부분이 음악이 아니라 사업에서 나왔다는 점입니다.
포브스는 리한나를 대물림이 아닌 스스로 일군 '자수성가(self-made)' 억만장자로 분류했어요. 바베이도스 노점에서 옷을 팔던 소녀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 뮤지션이 된 거죠. 2026년 현재도 그녀의 순자산은 약 14억 달러로 추정되는데, 가장 큰 몫은 그녀가 지분 50%를 가진 펜티 뷰티에서 나옵니다. 노래로 정상에 오른 뒤, '사업'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무대에서 다시 한번 정상에 오른 셈이에요.
조명이 꺼진 게 아니라, 무대가 넓어진 거예요
리한나에게는 남다른 재능과 명성, 자원이 있었습니다. 그 특권을 모른 척할 순 없겠죠. 하지만 정점에서 방향을 틀어 아무도 안 하던 도전을 하고, 세상의 기준을 바꾸고, 그러다 엄마가 되어 기꺼이 무대의 속도를 늦춘 그 선택과 태도는 누구에게나 울림을 줍니다.
아이를 낳은 뒤 잠시 하던 일을 내려놓는 시간이, 결코 나를 지우는 시간이 아니라는 것. 오히려 새로운 무대로 넘어가는 준비의 시간일 수 있다는 것. 리한나의 이야기가 지금 육아로 바쁜 당신에게 조용히 건네는 말이 아닐까요. 당신의 조명은 꺼진 게 아니라, 그저 무대가 더 넓어지고 있는 중일 뿐이에요.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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