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딸의 엄마 다프네 콜러, 스탠퍼드대 머신러닝 교수이자 두 회사의 창업자
혹시 온라인으로 대학 강의를 들어보신 적 있으세요? 아이를 재우고 난 늦은 밤, 노트북을 열어 세계 최고 대학의 수업을 무료로 듣던 그 시간들 말이에요. 스탠퍼드 강의실의 문을 활짝 열어 전 세계 수억 명에게 배움의 기회를 건넨 사람, 그리고 이제는 인공지능으로 신약을 만들어 사람을 살리겠다는 사람. 다프네 콜러(Daphne Koller)의 이야기예요.
그는 온라인 교육 플랫폼 코세라(Coursera)의 공동창업자이자, AI 신약개발 기업 인시트로(insitro)를 세운 창업자 겸 CEO예요. 스탠퍼드대 머신러닝 교수로 18년을 보냈고, 2023년에는 포브스가 뽑은 미국 자수성가 여성 100인에 이름을 올렸죠. 그리고 무엇보다, 두 딸을 키워낸 엄마이기도 해요.

17살에 대학을 마친 소녀, 배움에 진심이었던 사람
다프네 콜러는 1968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태어났어요. 어릴 때부터 남달랐던 그는 히브리대학교에서 17세에 학사, 18세에 석사를 마쳤어요.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1993년 스탠퍼드대에서 컴퓨터과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UC버클리에서 박사후연구원 시절을 보낸 뒤 스물여섯 살에 스탠퍼드대 교수가 되었죠.
그는 머신러닝과 확률 그래프 모델 분야에서 손꼽히는 학자로 자리 잡았어요. 2004년에는 뛰어난 인재에게 주는 맥아더 펠로십(일명 '천재 지원금')을 받았고, 스탠퍼드 학부생을 위한 여름 연구 프로그램 CURIS를 만들어 10여 년간 500명이 넘는 학생을 길러냈어요. 배움을 나누는 일은 언제나 그의 중심에 있었던 것 같아요.
강의실의 문을 전 세계로 열다, 코세라
2012년, 콜러는 동료 교수 앤드루 응(Andrew Ng)과 함께 온라인 교육 플랫폼 코세라를 창업해요. 세계 유수 대학의 강의를 인터넷만 있으면 누구나 들을 수 있게 한 '무크(MOOC)'의 대표 주자였죠. 그는 2016년 무렵까지 공동 CEO 겸 사장으로 회사를 이끌며 배움의 문턱을 낮추는 일에 몰두했어요.
왜 안정적인 교수직을 떠나 창업이라는 모험을 택했을까요? 그의 대답은 이랬어요.
“논문을 써놓고 누군가 읽어주길 바라는 대신, 세상을 직접 바꾸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코세라는 지금도 전 세계 수억 명이 이용하는 대표적인 온라인 교육 플랫폼이 되었어요. 대학에 갈 형편이 안 되던 사람에게도, 육아와 일 사이에서 배움을 이어가고 싶던 엄마에게도, 콜러가 연 문은 분명 크게 열려 있었어요.

이번엔 사람을 살리는 일, AI 신약개발 인시트로
교육의 문을 연 그가 다음으로 향한 곳은 '생명'이었어요. 구글 계열 생명과학 기업 칼리코(Calico)에서 최고컴퓨팅책임자로 일한 뒤, 2018년 콜러는 인시트로를 창업했어요. 머신러닝으로 방대한 생물학 데이터를 분석해 더 빠르고 정확하게 신약을 개발하겠다는 회사예요.
회사 이름 '인시트로(insitro)'에도 그의 철학이 담겨 있어요. 컴퓨터 안의 시뮬레이션을 뜻하는 '인 실리코(in silico)'와 실험실 세포 실험을 뜻하는 '인 비트로(in vitro)'를 하나로 합친 말이거든요. 생물학과 컴퓨터과학의 깊은 결합, 그게 콜러가 그리는 미래예요.
“생물학의 수많은 정보가 그냥 지나쳐지고 있어요. 사람들이 어디를 봐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죠. 머신러닝을 풀어놓으면, 우리는 그 데이터를 찾아낼 거예요.”
인시트로는 벤처 투자자들로부터 기업가치 약 24억 달러를 인정받았고, 누적 6억 달러가 넘는 투자를 유치했어요. 세계적인 제약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MS)와 손잡고 퇴행성 신경질환 신약을 함께 연구하기도 했죠. 콜러는 포브스가 뽑은 2023년 미국 자수성가 여성 100인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고, 순자산은 약 3억 8천만 달러(2025년 기준)로 평가받아요. TIME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TIME 'AI 100인', 미국 국립과학원 회원 등 학계와 산업계 양쪽에서 최고 수준의 인정을 받은 몇 안 되는 인물이에요.
두 딸에게 '너희 세대의 문제'를 건네는 엄마
바쁜 창업가이자 과학자인 콜러는, 두 딸을 키워낸 엄마이기도 해요. 그의 두 딸은 지금 각자의 방식으로 지속가능성과 에너지 분야에서 일하고 있대요. 콜러는 자신이 회사 일에 매여 기후 문제에 직접 뛰어들 수는 없지만, 딸들을 통해 '대리로' 그 문제를 풀어가고 있다고 말해요. 자녀에게 세상을 바꿀 문제를 자연스럽게 물려준 셈이죠.
AI가 사람의 자리를 위협한다는 걱정이 많은 요즘, 콜러의 생각은 조금 달라요. 그는 미래를 '경쟁'이 아니라 '동행'으로 봐요.
“미래는 인간과 기계의 파트너십에 있어요. 인간의 창의성과 혁신은 여전히 중요한 파트너예요.”
물론 콜러의 성취를 이야기할 때, 그가 어릴 때부터 뛰어난 학문적 환경에서 최고의 교육을 받았다는 배경을 빼놓을 수는 없어요. 다만 그 조건 위에서 그가 택한 방향은 늘 '혼자만의 성공'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에게 여는 일'이었다는 점이 눈에 띄어요. 강의실의 문을 전 세계로 열고, 신약의 문을 환자에게 열고, 세상을 바꿀 숙제를 다음 세대에게 건네는 것. 그 태도에서 우리가 배울 점이 있지 않을까요?
내가 연 문은, 나만의 문이 아니에요
다프네 콜러의 이야기는 '무엇을 이뤘는가'보다 '무엇을 열었는가'로 기억되는 것 같아요. 배움의 문을, 생명의 문을, 그리고 다음 세대의 문을요. 아이를 키우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도 사실은 매일 무언가를 열고 있잖아요. 아이에게 세상을 보는 눈을, 나에게 새로운 도전의 가능성을요. 오늘 여러분이 연 작은 문 하나가, 언젠가 누군가에게 큰 길이 되어줄지도 몰라요.
참고 자료
· 위키피디아 — Daphne Koller
· 포브스 프로필 — Daphne Koller (America's Richest Self-Made Women)
· 포춘 인터뷰 — Leadership Next: Daphne Koller (2025)
· insitro 공식 리더십 소개
대단한 엄마들의 이야기, 더 읽어볼까요?

아들 안고 나스닥 종을 울린 범블 창업자, 휘트니 울프 허드

돌쟁이 아기를 홀로 키우며 핀테크 제국을 세운 싱글맘, 제니 저스트

맨손으로 상장사 만든 두 아이 싱글맘, 블랙라인 창업자 테레즈 터커

메타(페이스북/인스타그램) COO이자 두 아이 엄마, 셰릴 샌드버그

"저를 갈아 넣는 게 초능력이 아니었어요" 연쇄 창업가, 줄리아 콜린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