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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엘팅 커버

대학 기숙사에서 매출 1조 기업으로! 두 아들 키운 트랜스퍼펙트 창업가 리즈 엘팅

공룡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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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이런 생각, 해보신 적 있으세요? "지금 내 손에 있는 건 노트북 한 대와 전화기 한 대뿐인데, 여기서 뭘 시작할 수 있을까." 아이를 낳고 세상이 바뀐 뒤, 다시 무언가를 시작하려는 엄마라면 더더욱 이 막막함이 익숙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정말로 대학 기숙사 방, 노트북 한 대와 전화기 한 대에서 시작해 전 세계 100개 도시에 사무실을 둔 매출 1조 원대 기업을 일군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여정의 한가운데에서 두 아들을 키운 엄마이기도 하죠. 세계 최대 번역·언어 서비스 기업 트랜스퍼펙트(TransPerfect)의 공동 창업자, 리즈 엘팅(Liz Elting)의 이야기입니다.

리즈 엘팅
리즈 엘팅 (사진: Forbes) · 출처 보기

다섯 나라를 옮겨 다닌 아이, 언어에 매혹되다

리즈 엘팅은 1966년 미국 뉴욕주 웨스트체스터에서 태어났습니다. 광고 회사 임원이던 아버지를 따라 어린 시절부터 잦은 이사를 다녔는데, 스물한 살이 되기 전 이미 미국은 물론 캐나다, 포르투갈, 스페인, 베네수엘라에서 살고 배우고 일했습니다. 자연스레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를 익혔고, 언어와 언어 사이를 오가며 사람과 문화를 잇는 일에 매료됐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솔직할 필요가 있어요. 리즈에게는 분명 남다른 출발선이 있었습니다. 여러 나라를 오가며 자란 국제적 환경, 여러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었던 교육 기회는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니까요. 그는 코네티컷 트리니티 대학에서 현대 언어·문학을 전공했고, 이후 뉴욕대학교(NYU) 스턴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밟습니다. 다만 이 유리한 조건들이 자동으로 성공을 만들어 준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가 실제로 무엇을 선택했고 어떻게 버텼는지가 이 이야기의 진짜 핵심이죠.

대학 기숙사 방에서 시작한 1조 원 기업

1992년, MBA 과정에 있던 리즈는 뉴욕대 기숙사 방에서 트랜스퍼펙트를 창업합니다. 함께 시작한 사람은 같은 학교 후배였던 필 쇼(Phil Shawe). 거창한 자본도, 번듯한 사무실도 없었습니다. 있던 것은 언어에 대한 확신과, "제대로 하는 번역 회사가 왜 없을까"라는 단순하고도 뾰족한 질문 하나였죠.

리즈는 훗날 이렇게 회고합니다.

"목표는 그저 다른 것, 놀라운 것을 만드는 거였어요. 이 산업의 개척자가 되겠다는 생각이었죠."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트랜스퍼펙트는 세계 최대의 언어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전 세계 100개가 넘는 도시에 사무실을 두고, 연 매출은 11억 달러(약 1조 5천억 원)를 넘어섰죠.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수천 개의 기업과 정부 기관이 고객이 됐습니다. 리즈는 이 회사를 약 26년간 공동 CEO로 이끌었습니다.

  • 시작: 1992년 NYU 기숙사 방, 노트북 한 대와 전화기 한 대
  • 성장: 전 세계 100여 개 도시, 매출 11억 달러대의 세계 최대 언어 서비스 기업
  • 기간: 약 26년간 공동 CEO로 경영
리즈 엘팅
리즈 엘팅 (사진: 리즈 엘팅 공식 사이트(lizelting.com)) · 출처 보기

100시간의 몰입, 그리고 두 아들의 엄마가 된다는 것

창업 초기 8년간, 리즈는 주당 100시간에 가깝게 일했다고 말합니다. 그러다 두 아들을 낳으면서 삶의 방식이 달라졌어요. 그가 찾은 답은 흔히 말하는 '완벽한 균형'이 아니었습니다.

리즈는 매일, 매주 모든 걸 똑같이 저울질하려 했다면 결코 성공하지 못했을 거라고 솔직하게 말합니다. 대신 그는 '그 순간 나를 가장 필요로 하는 곳'에 온전히 집중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일할 때는 일에, 아이와 있을 때는 아이에게 '올인'하는 것이죠.

"사실 누구도 모든 걸 완벽히 균형 잡고 있진 않아요. 우리는 그저 매 순간 무엇이 나를 가장 필요로 하는지 최선을 다해 가늠할 뿐이죠."

엄마가 된다는 것이 곧 커리어의 공백이나 포기를 뜻한다는 통념, 리즈는 이를 매일의 삶으로 반박해 왔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일과 회사를 키우는 일은 서로를 갉아먹는 제로섬이 아니라, 각각 다른 근육을 쓰는 또 하나의 성장이었다는 것이죠.

스스로 일군 부, 그 부로 무엇을 할 것인가

2018년, 리즈는 오랜 법적 분쟁 끝에 자신이 보유한 트랜스퍼펙트 지분 50%를 공동 창업자 필 쇼에게 3억 8,500만 달러(약 5천억 원)에 매각합니다. 기숙사 방에서 시작한 회사가 한 사람에게 안겨준 몫이 그만큼이었습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리즈를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자수성가 여성 100인'에 여러 해 연속 올렸습니다. 2023년 명단 기준 그의 순자산은 약 4억 2천만 달러(약 5,800억 원)로 평가됐고, 최근 집계에서도 4억 5천만 달러 안팎을 유지하며 100위권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죠. 물려받은 재산이 아니라, 한 도시의 기숙사에서 시작해 스스로 쌓아 올린 부라는 점이 이 순위의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그 부로 무엇을 할까요. 리즈는 회사를 떠난 뒤 엘리자베스 엘팅 재단을 세워 여성의 경제적 자립과 리더십, 건강, 교육을 지원하는 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팬데믹 시기에는 구호 기금(Halo Fund)을 만들었고, 모교인 NYU 스턴과 트리니티 대학 등에 잇따라 기부했습니다. NYU 스턴에는 그의 이름을 딴 '엘리자베스 엘팅 강의실'이 헌정되기도 했죠. 그의 신념은 한 문장으로 요약됩니다.

"경제적 힘이 곧 사회적 힘이다 (Economic power is social power)."

여성이 스스로 돈을 벌고 그 힘을 쥘 수 있어야, 세상을 바꿀 목소리도 커진다는 뜻입니다.

크게 꿈꾸고, 끝내 이겨내는 법

2023년, 리즈는 자신의 여정을 담은 책 『드림 빅 앤 윈(Dream Big and Win)』을 펴냈습니다. 부제는 '열정을 목적으로 옮기고, 10억 달러 기업을 만드는 법'. 이 책에서 그는 성공이 단지 힘을 손에 쥐고 휘두르는 일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진짜 성공은 크게 꿈꾸되, 그 꿈을 나와 주변을 더 낫게 만드는 목적으로 옮겨 놓을 때 완성된다는 것이죠.

기숙사 방의 노트북 한 대에서 세계 최대 언어 기업으로, 그리고 두 아들의 엄마이자 다음 세대 여성들을 응원하는 후원자로. 리즈 엘팅의 이야기는 "엄마가 된 뒤에 무엇을 새로 시작할 수 있을까" 망설이는 우리에게 조용히 답합니다. 지금 손에 든 것이 작아 보여도, 크게 꿈꾸고 그 순간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 온전히 뛰어든다면 그 시작은 결코 작지 않다고요.

참고 자료
· 위키피디아 – Elizabeth Elting
· Forbes – Liz Elting (America's Richest Self-Made Women)
· 리즈 엘팅 공식 사이트 – About
· Forbes – Life And Leadership Lessons From Liz Elting
· 저서 『Dream Big and Win』 (Wiley,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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