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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 존스 커버

여섯 아이 엄마가 세운 10억 달러 보험 제국, 구스헤드 공동창업자 로빈 존스

공룡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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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한 채 사고파는 일은 생각보다 서류와의 싸움입니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직전, 은행은 늘 같은 걸 요구하죠. "주택 보험 증권을 가져오세요." 그런데 막상 보험을 알아보면, 담당자는 전화를 잘 받지 않고, 견적은 제각각이고, 무엇을 왜 사는지 설명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대부분은 여기서 한숨을 쉬고 그냥 아무거나 계약합니다. 그런데 여섯 아이를 키우던 한 엄마는, 이 불편 앞에서 전혀 다른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 시장, 내가 직접 바꿔보면 어떨까?"

미국 대형 독립 보험 대리점 구스헤드 인슈어런스(Goosehead Insurance)의 공동창업자이자 부회장, 로빈 존스(Robyn Jones)의 이야기입니다. 캐나다 앨버타의 작은 도시에서 10대에 결혼해 여섯 아이를 키우던 그는, 마흔이 넘은 나이에 부동산에서 마주친 작은 불편 하나를 사업으로 바꿔 회사를 상장까지 이끌었고, 포브스가 꼽은 미국 자수성가 여성의 한 명이 되었습니다.

로빈 존스
로빈 존스 (사진: Wikimedia Commons (Андрей Романенко, CC BY-SA 4.0) · 매매용 주택(부동산·주택보험 맥락)) · 출처 보기

앨버타의 작은 도시, 열아홉의 결혼식

로빈은 캐나다 앨버타주 레스브리지(Lethbridge)에서 자랐습니다. 10대 시절 만난 마크 존스(Mark Jones)와 이른 나이에 결혼했는데, 양가 모두 처음엔 반대했다고 해요. 마크는 로빈 아버지의 비료 사업에서 트럭을 몰다가 앨버타 대학에 진학했고, 부부의 살림은 오랫동안 빠듯했습니다.

1985년, 캘거리에서 세 아이를 키우던 시절 회계사였던 마크의 연봉은 캐나다 달러로 1만 8천 달러 남짓. 로빈은 그 살림을 극도의 알뜰함으로 꾸렸습니다.

"저는 뭐든 직접 요리했고, 아이들 옷도 거의 다 만들어 입혔어요. 할 수 있는 한 가장 싸게 모든 걸 해결했죠. 그런데도 우리는 늘 빚에 눌려 있었어요."

마크가 하버드 경영대학원(MBA)에 도전하겠다며 돈을 빌렸을 때도, 가정은 계속 자라고 있었습니다. 다섯째 아이는 마크의 첫 중간고사 날 태어났다고 하죠. 마크는 1991년 하버드를 졸업하고 세계적 컨설팅사 베인앤컴퍼니(Bain & Company)에 들어갔지만, 강도 높은 출장 일정 탓에 여섯 아이를 돌보는 일은 대부분 로빈의 몫이었습니다.

부동산에서 만난 불편, 그리고 스스로 내린 결론

2002년, 로빈은 집을 사고팔아 차익을 남기는 이른바 '하우스 플리핑'에 뛰어들었습니다. 결과는 소박했어요. 집 세 채를 파는 데 그쳤으니까요. 하지만 그 과정에서 그는 더 큰 기회를 발견합니다. 바로 거래 때마다 자신을 답답하게 만들던 보험이었습니다.

보험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며 경쟁자들을 관찰한 로빈은, 이 시장에 빈틈이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 담당자 대부분이 중년이었고, 젊고 신선하며 열정적인 사람이 거의 없었다.
  • 고객이 무엇을 왜 사는지 친절히 설명해 주는 서비스가 부족했다.
  • 선택지를 넓게 비교해 주는 대신, 한 회사 상품만 파는 구조가 흔했다.

남편의 소득이 안정적이던 그때, 굳이 밑바닥부터 보험 일을 시작하겠다는 로빈의 결정을 주변에서는 의아해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2003년, 텍사스 웨스트레이크에서 자신의 보험 대리점을 열었습니다.

로빈 존스
로빈 존스 (사진: Wikimedia Commons (Noise, CC BY 2.0) · 로빈 존스의 고향 캐나다 레스브리지) · 출처 보기

'헌터와 파머', 그리고 남편이 합류하기까지

이듬해인 2004년, 마크는 안정적인 베인의 자리를 박차고 나와 아내의 작은 사무실에 합류합니다. 이렇게 탄생한 회사가 바로 구스헤드 인슈어런스예요. 부부는 사업의 토대를 다지느라 처음 2년간 급여를 한 푼도 가져가지 않았습니다.

구스헤드의 혁신은 단순하지만 강력했습니다. 로빈은 이를 "사냥꾼과 농부(hunters and farmers)"라고 불렀죠.

  • 사냥꾼(영업): 프랜차이즈 영업 조직이 새로운 고객을 데려온다.
  • 농부(서비스): 텍사스 본사 직원들이 80곳이 넘는 보험사와의 관계, 기술, 고객 응대를 도맡는다.

부동산에서 겪은 불편은 오히려 무기가 되었습니다. 집을 사려면 반드시 주택 보험이 있어야 하니, 구스헤드는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거래의 파트너로 자리 잡았어요. 광고에 큰돈을 쓰지 않고도 대출 중개인들이 자연스럽게 고객을 소개해 주는 구조를 만든 것이죠. 부부는 대학을 갓 졸업한 젊고 활기찬 인재들을 뽑아, 낡은 보험업계와는 전혀 다른 문화를 세웠습니다.

상장, 그리고 10억 달러의 무게

구스헤드의 성장은 놀라웠습니다. 2018년 회사는 나스닥에 상장했고, 이후 주가는 몇 배로 뛰었습니다. 2019년 기준 직영과 500여 개 프랜차이즈가 거둔 보험료 규모는 1억 4,7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5% 늘었습니다. 오늘날 구스헤드는 1,000개가 넘는 프랜차이즈를 거느린, 2024년 매출 3억 1,500만 달러 규모의 회사로 성장했고, 존스 가족은 그 지분의 3분의 1 이상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포브스는 로빈 존스의 순자산을 약 10억 달러로 추산하며, 그를 미국 자수성가 여성 명단에 올렸습니다. 자수성가 점수는 9점. 밑바닥에서 시작해 스스로 부를 일군 사람에게 주어지는 높은 점수입니다.

흥미로운 건, 이 모든 성취를 이룬 로빈이 정작 사업 그 자체를 인생의 목표로 두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회사가 지금의 규모가 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사업을 운영하는 것 자체는 결코 제 열정이 아니에요. 마크가 더는 출장을 다니지 않아도 되도록 성공적인 사업을 만들어 낸 것, 그게 제 열정이었죠."

여섯 아이를 키운 손끝으로 만든 회사

솔직히 짚어둘 것도 있습니다. 로빈이 무급으로 2년을 버틸 수 있었던 데에는, 하버드 MBA 출신 남편의 안정적인 커리어라는 든든한 발판이 있었어요. 모두가 같은 조건에서 출발하는 건 아니니까요. 다만 그 발판 위에서 어떤 불편을 그냥 넘기지 않고 사업으로 바꿔낼지는 온전히 그의 선택이었습니다.

가족은 회사의 중심에 있습니다. 구스헤드라는 이름부터가 손녀 루시 '구스헤드' 랭스턴의 별명에서 따온 것이고, 회사 저녁 식사 자리에는 여섯 자녀와 손주들이 함께합니다. 부부는 열두 살이던 막내아들을 청소 담당으로 썼다가 성과가 시원찮아 '해고'한 일화로도 유명한데, 그 아들은 훗날 다시 입사해 지금은 회사의 재무 담당(controller)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로빈은 부회장으로서 채용과 함께 여성 멘토십 프로그램을 이끌며, 자신이 걸어온 길을 다른 여성들에게 열어주고 있습니다.

불편 앞에서, 한 번 더 질문하는 사람

로빈 존스의 이야기가 특별한 건 억만장자가 되었다는 결과 때문만은 아닙니다. 여섯 아이를 키우느라 자기 이름을 잠시 접어둔 것처럼 보이던 시간이, 사실은 세상을 아주 구체적으로 관찰하는 힘을 길러준 시간이었다는 데 있습니다. 살림을 알뜰하게 꾸리고, 집을 사고팔고, 서류 앞에서 답답해하던 그 모든 순간이 결국 사업의 재료가 되었으니까요.

육아로 바뀐 세상과 마주한 엄마들에게, 로빈의 이야기는 한 가지를 다정하게 일러줍니다. 오늘 내가 겪는 그 불편, 그 답답함이 어쩌면 나만 유독 예민하게 알아챈 기회의 신호일지도 모른다고요. 대단한 시작은 늘, 그냥 넘어가도 될 불편 앞에서 한 번 더 질문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참고 자료
· Forbes, "Robyn Jones" 프로필 (forbes.com/profile/robyn-jones)
· Forbes, "The Unlikeliest Power Couple: Meet Texans Robyn And Mark Jones—And Their Billion-Dollar Empire" (Hayley Cuccinello, 2019) (forbes.com)
· Goosehead Insurance 공식 소개 (goosehead.com/ab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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